마천루(摩天樓) 마천루(摩天樓) 허공(虛空)을 찌르는 마천루가 송곳처럼 치솟은 도시의 깎아지른 벼랑에 오금이 저린다. 담장이 넝쿨도 오르다 포기한 거무스레한 절벽(絶壁)에는 메아리도 막혀 돌아오지 않는다. 곽(廓)과 곽(郭)으로 쌓여 함부로 접근이 불허된 고층은 국경(國境)만큼이나 삼엄(森嚴)하.. 나의 창작시 2018.11.21
물왕리 호수에서 물왕리 호수에서 갈 곳 없는 그리움은 못이 되어 일렁이고 의지할 데 없는 외로움은 수심(水深)만큼이나 깊도다. 당신을 향한 마음은 호수만큼 넓기만 하고 애타는 내 가슴은 꽃잎만큼 붉으니다. 봄이 오면 꽃 피우고 한 여름이면 풀 냄새로 가을이면 단풍잎을 깔아 연년이 오시는 길을 .. 나의 창작시 2018.11.16
사무침 사무침 마로니에 낙엽이 수북이 쌓인 저녁녘 외진 공원에는 발걸음 뜸해 적막한데 단풍나무 한그루는 곱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사무침에 붉게 멍든 단풍잎이 다른 이파리들 뒹구는 구석에서 아직도 길목만 바라본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마음 깊이 자리 잡은 이가 행여 오실지 모르기에 차마 자리를 뜰 수 없다. 그리움이 사무치면 심장(心臟)이 그만 멈춘다는데 석양은 노을 속에 잠들고 어두움은 또다시 내려오고 2018.11.15 나의 창작시 2018.11.15
태극기(太極旗) 태극기(太極旗) 깃대에 높이 달린 태극기가 물결처럼 펄럭일 때면 건곤감리의 의미를 잘 몰라도 조국의 얼굴이라서 뭉클하다. 고운 아내의 스카프처럼 어머니의 안온(安穩)한 치맛자락같이 애락(愛樂)의 삶을 함께하는 우리의 영원한 동료(同僚)이러니 누가 의식(意識)하지 않을 때에도 .. 나의 창작시 2018.11.13
펜실베니아에서 펜실베니아에서 펜실베니아 아틀란틱 거리에 대서양 해풍이 사납게 몰아쳐도 낯선 풍경에 도취(陶醉) 된 길손은 두리번거리며 감탄(感歎)한다. 미지(未知)의 대륙을 탐험한 이들이 불모의 땅을 개간(開墾)하여 마천루(摩天樓)첨단을 이룩할 때 아등(我等)은 무엇을 했는가. 나는 왜 일찍.. 나의 창작시 2018.11.08
덕장 덕장 미시령으로 넘어가는 내설악의 마지막 동네에는 상고대가 나뭇가지마다 기묘(奇妙)하게 데코레이션 되고 얼키설키한 덕장에는 베링 해에서 잡혀온 동태들이 치욕적인 형벌(刑罰)을 당하도다. 자유의 해저(海底)를 질주하며 저마다의 꿈을 산란(散亂)하던 날 영문도 모른 채 포획(捕.. 나의 창작시 2018.11.06
이별(離別) 이별(離別) 별처럼 고운 잎들이 하나 둘 허공으로 떨어질 때 이별의 아픈 흐느낌이 단풍잎 붉게 물든 숲에서 들린다. 한 시절 즐거웠던 추억을 고스란히 가슴속에 간직한 채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기약 없이 헤어지고 있다. 또 다시 계절은 돌아오지만 혹여 만날 수 있을까 돌덩이만큼 무.. 나의 창작시 2018.11.05
가을 하늘 가을 하늘 명경(明鏡)이 가을 하늘에 호수처럼 떠 있고 우러러 볼 때마다 양심(良心)이 그 속에 어른거린다. 투명한 가을 하늘은 눈이 부시도록 가슴으로 쏟아지고 마음을 샅샅이 투영(透映)하니 고개를 들기가 짐스럽다. 가을 하늘을 우러러 떳떳한 사람 어디 있을까 구름 맴도는 하늘이 .. 나의 창작시 2018.11.03
산국(山菊) 산국(山菊) 심심(深深)산중에 홀로 핀 산국(山菊)이 낙엽 진 숲에서 다소곳이 웃는다. 쓸쓸한 산중(山中)에 처음부터 혼자서 말 벗 하나 없이 고독을 견디었다. 뇌성(雷聲)일던 밤과 우풍 대작(大作)하던 날 몸서리치게 떨면서도 스러지지 않았다. 금수(禽獸)의 발톱과 해충들의 습격에서 간.. 나의 창작시 2018.11.02
국화(菊花) 국화(菊花) 검은 화분(花盆)에 갇혀 속박의 세월을 보내면서도 조상의 고고(孤高)한 염색체는 골수 공간에 가득 찾었네라. 공활(空豁)한 가을 하늘아래 청순한 기풍을 진작(振作)하며 학(鶴)의 깃털보다 더 하얀 화엽(花葉)이 작품을 이뤘네라. 나무들 황갈(黃褐)빛 되고 들풀은 메마른 검불.. 나의 창작시 2018.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