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남자가 어떤 묘 앞에서 엎드려 목놓아 울고 있었다. 그 남자가 너무나 오랫동안 움직이지도 않고 흐느껴 울고 있었기 때문에 묘지기가 걱정되어 말을 꺼냈다. "그 묘는 당신 아버지의 묘인가요? 아니면 형제의 묘인가요?" 남자는 머리를 마구 가로 저었다. "그렇다면 당신 아내의? 아니면 자녀의 묘인가요?" 남자는 훌쩍이며 이번에도 머리를 가로 저었다. "그렇다면 당신 여동생?" 남자는 그저 머리를 가로 저으면서 흐느껴 울고 있을 뿐이었다. 묘지기는 이제 더 이상 호기심을 억누를 수가 없게 되었다. "도대체 누구의 묘인데...." 그러자 남자는 말했다. "이 무덤은 지금 내 아내의 전남편의 묘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