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裁判官) 법정의 방에는 날카로운 침묵이 흐르고재판관은 의자의 그림자로 앉는다.정의의 무게를 저울이 달지만내면의 어두움은 누구의 저울로 달까?증거와 증언이 불꽃처럼 튀나인간의 진실은 바닷속처럼 가려져 있다.켜켜이 쌓인 서류뭉치와비장한 각오의 증인 선서와 맹세하지만 인간 내면은 깊이 감춰진 숲선과 악의 갈림길엔 잡초만 우거져눈앞의 판결은 구름 속 달처럼 희미하다.죄란 무엇이며 선이란 무엇인가.날카로운 법전의 칼이 도려내려 하지만숨겨진 죄는 손에 닿지 않는 별처럼잡으려 하면 더 멀어지고바라보려 하면 더욱 숨을 뿐이다.재판관도 인간이 아닌가.그 판단은 의심과 편견의 그림자 안에서 춤추고그 손에 들린 망치는 무겁고도 허망하여진실을 두드리기엔 쇳소리만 공허하다.누가 보았는가 심연 속의 고백을누가 들었는가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