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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장
미시령으로 넘어가는
내설악의 마지막 동네에는
상고대가 나뭇가지마다
기묘(奇妙)하게 데코레이션 되고
얼키설키한 덕장에는
베링 해에서 잡혀온 동태들이
치욕적인 형벌(刑罰)을 당하도다.
자유의 해저(海底)를 질주하며
저마다의 꿈을 산란(散亂)하던 날
영문도 모른 채 포획(捕獲)되어
이국 땅 노변(路邊)에 내걸리도다.
내장은 순간 척출(剔出)되고
꿈은 산산(散散)이 흩어질 때
두 눈을 차마 감지 못하고
한(限)을 가득 품은 채로 말라가도다.
아! 불쌍한 북어(北魚)떼들아
어떠한 율(律)도 어기지 않았거늘
잔혹한 인간들의 이(利)에 의해
주어진 생(生)을 마감했구나.
어디 명태(明太) 뿐이랴
사악(邪惡)의 세력에 걸려들면
아까운 인명(人命)도 영어(囹圄)되나니
내 몸 하나 잘 간수해야 함을
뼈저리게 느끼며 길을 가노라.
2018.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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