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덕장

신사/박인걸 2018. 11. 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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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장

 

미시령으로 넘어가는

내설악의 마지막 동네에는

상고대가 나뭇가지마다

기묘(奇妙)하게 데코레이션 되고

얼키설키한 덕장에는

베링 해에서 잡혀온 동태들이

치욕적인 형벌(刑罰)을 당하도다.

자유의 해저(海底)를 질주하며

저마다의 꿈을 산란(散亂)하던 날

영문도 모른 채 포획(捕獲)되어

이국 땅 노변(路邊)에 내걸리도다.

내장은 순간 척출(剔出)되고

꿈은 산산(散散)이 흩어질 때

두 눈을 차마 감지 못하고

()을 가득 품은 채로 말라가도다.

! 불쌍한 북어(北魚)떼들아

어떠한 율()도 어기지 않았거늘

잔혹한 인간들의 이()에 의해

주어진 생()을 마감했구나.

어디 명태(明太) 뿐이랴

사악(邪惡)의 세력에 걸려들면

아까운 인명(人命)도 영어(囹圄)되나니

내 몸 하나 잘 간수해야 함을

뼈저리게 느끼며 길을 가노라.

2018.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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