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1311

애강나무 그리움

애강나무 그리움 시골집 마당 가에 선 애강나무그 붉은 열매는 해마다 이맘때면내 안에 남겨두고 간낯선 시간의 흔적이었지,곱게 익은 애강 열매는 묵묵히계절의 흐름을 쫓아가고나는 그 길 위에서무엇을 두고 떠났으며 무엇을 얻었을까.고요한 노을빛에 물든 그 가지끝에서잊혀진 까치 소리가 다시 울리면그리움은 더는 감정이 아닌깨달음으로 피어나는 걸까.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길이라해도그곳에 머물렀던 세월과묵묵히 서 있는 시간을 품은 나무는한 계절의 붉음 속에서로를 거울처럼 비추고 있을테지2024,11,10       이 열매는 한약재료로 쓰이며, 서리가 내린 후에는 맛이 좋습니다.

나의 창작시 2024.11.10

낙엽을 보며

낙엽을 보며 시간의 흐름 속에 묻혀 있는각자 삶의 깊은 흔적들조용히 모여든 그 사연들은내 작은 뜰을 가득 채우고 그 속에 쌓인 낙엽이 된다.그토록 뜨겁던 여름 햇살과차가운 가을 달빛 속의 슬픔이한 생애의 이야기들을 간직한 채못다 이룬 꿈의 이야기는가엽게도 바닥에 뒹군다.자기 역할을 다한 이파리들은힘에 지쳐 아무렇게 흩어지고지나온 시간의 흔적을 더듬으며우리가 겪었던 이야기들을 되새긴다.세월을 벗어난 잎들은이제 얽매이지 않는 존재로보듬는 가을 햇살의 따스함에하나의 아름다운 조각이 된다.2024,11,9

나의 창작시 2024.11.09

가을의 한숨

가을 날의 한숨 떨어지는 낙엽들이 빚어낸빈 가지의 한숨 같은 가을 저녁바람이 나뭇결을 쓸어내리듯그 출렁이든 삶이 다 지나갔네. 스러진 들판, 멀리 사라진 새의 그림자비어만 가는 산자락에 깃든 고요시간이 훑고 간 황홀한 빈자리허공에 맺힌 기억의 그림자뿐이네.  소멸되는 것들이 남긴 미세한 떨림기억은 안개 속에서 빛을 잃고손을 뻗어 잡아도 닿지 않는 한계맥없이 풀려버리는 안개 같네. 이 계절은 언제나 무상의 공허 스며드는 서늘한 기운의 무게하나같이 물처럼 흘러가고 사라질 뿐가을엔 하나같이 사라지고 마네.2024,11,8

나의 창작시 2024.11.08

아내에게

아내에게 당신의 미소는 내 하루를 여는 빛어둠속에 나를 찾아주는 별이었소.당신 곁에서 비로소 나는내가 나를 찾게 되었다오.내 부족함을 언제나 감싸주었고따스한 눈길로 바라봐 주었오.그 손길에 담긴 고마움을내 가슴 속에 깊이 새겨넣었다오. 서로의 꿈을 포개며 살아온 세월그 길 위에 희생의 꽃이 피었고내 삶은 당신에게 언제나 빚진자갚을 길 없는 은혜의 수여자라오.당신은 나의 시작이며 끝이고당신 때문에 늘 행복을 꿈꾸었오.고마움보다 더 큰 사랑으로영원히 당신 곁에 머물고만 싶소.2024,11,8

나의 창작시 2024.11.07

낙엽의 노래

낙엽의 노래 바람에 흩날리는 가벼운 몸짓그리움은 땅 위에서 춤을 추고돌아갈 수 없는 운명을 알기에말없이 뿔뿔이 흩어지네. 새들과 속삭이던 소망들은짙은 색으로 시들어가고아쉬움에 스치는 바람의 손길이지나간 계절을 뒤흔들며 우네. 포기와 체념으로 가득한 이 자리버려둔 꿈들은 깊이 잠들고누군가의 발길에 밟혀 깨어나도소리 없이 먼지로 흩어지네. 오래된 추억 속에서 손짓하는 얼굴흘러간 시간을 되새기며 웃어보지만한 줄기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흐릿해진 기억마저 사라져가네.2024,11,6

나의 창작시 2024.11.06

입동에 부쳐

입동에 부쳐 목덜미를 파고드는 바람처럼너와 나 사이도 냉기가 돌고 있네.연락 없이 지나친 시간들이우리를 겨울로 밀어냈네. 한때 뜨겁게 얽혔던 손길이이제는 서늘한 잔상만 남기고그 시절 뜨겁던 온기의 조각들이찬 서리 내린 듯 아득해졌네. 사람의 사이에도 끝이 있음을불안한 예감을 억누른 채 잡았던 손은입동의 찬 바람에 무너지고저만치 멀어져만 가네. 계절이 변한 탓은 아니지만마음이 변하니 따스한 눈빛도 얼어붙네.서로가 온기를 잃어가는 동안우리는 깊은 겨울이 되어 가네.2024,11,5

나의 창작시 2024.11.05

낮은 수은주

낮은 수은주 옅은 안개처럼 맴돌던 사랑이서서히 식어 차가운 금속 빛으로 변했네.그토록 뜨겁게 타오르던 온기는손가락 사이로 스며든 겨울바람처럼 차갑게 와닿네. 시간은 오래전 멈춰버린 듯오래된 앨범 속 사진처럼 바래진 우리아름다웠던 날은 퇴색하고밝게 웃던 웃음도 이제는잃어버린 시간과 함께 안개에 잠겼네. 서로를 잡아주던 손이이제는 닿을 수 없는 거리에서 떠돌고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흘러가 버린 추억의 파편이 되어나뭇가지에 걸린 연 꼬리처럼 흔들리네. 차갑게 남은 언어들과 굳어진 눈빛바람처럼 불어와 흔들리는 시간들 속에식은 감정은 낮은 온도 속에서우리의 텅 빈 곳을 가득 메운 채잊힌 슬픔을 비추고 있을 뿐이네.2024,11,5

나의 창작시 2024.11.05

국화 꽃

국화 꽃 나뭇잎 일제히 낙엽이 될 때면조용히 꽃잎을 여는 국화꽃희망을 접는 시간을 거슬러조용히 피어나는 너의 이야기는홀로 남은 자의 슬픔 같구나. 긴 기다림 끝에 빛을 내는네 꽃잎에 서린 애잔함이여시들어버린 지난날의 꿈을 담아계절의 끝에서 울 듯 피어오르니아직 남은 이들의 그리움이구나. 차가운 땅을 밟고도 꿋꿋한 너는사라져가는 잎새들 사이에서홀로 서서 그리운 이름을 부르며바람에 기대어 한 송이 꽃을 피우니기다림의 의미를 비로소 깨우치는구나. 늦게 피어나는 삶이 아름답다며세상에 속삭이는 잔잔한 향기여!지나온 시간의 쓸쓸한 기억을 품고흩어질 때조차 잊히지 않는 꽃으로바람에 실려 영원히 머물거라.2024,11,4

나의 창작시 2024.11.04

불안증

불안증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따라오는 그림자보이지 않는 손이 나를 붙잡고낯선 바람이 가슴을 스칠 때나는 길 잃은 나그네처럼 흔들린다. 출처 모를 날 선 불안의 물결이내 안에서 쉬지 않고 파도친다.생의 밑바닥에서 고개를 드는 두려움이가슴 언저리를 돌며 숨결을 재촉한다. 사람은 누구나 이렇게 살아간다지알 수 없는 불완전함을 등에 지고희미한 빛 조차 잃을까 몸을 움츠리며어둠 속으로 손을 뻗어본다. 하지만 이 불안마저 내 일부라면어둠이 끝나는 곳에 빛이 없더라도흔들리면서 걷는 내 모습은존재의 연약한 생의 증거일테다.2024,11,4

나의 창작시 2024.11.04

내 인생의 가을

내 인생의 가을 낙엽은 바람에 흩날리며남은 색깔을 불태우고가을 한가운데 서 있는 나는시간의 흐름을 본다. 살아온 길이 너무 길어내 온몸에 단풍이 들고이젠 나도 바람에 맡기고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꿈도사그라지는 인생지금 나는 그 의미를철학의 눈으로 내려다 본다. 다시 올지 모를 봄을 생각하며남은 날들을 비워가고떠나는 순간조차 맞아들일마지막 잎새 앞에 나는 서 있다.2024,11,2

나의 창작시 2024.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