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대하여 고향집 빈 우물에는 달빛이 고여 있었고갓 내려온 빛이어서 해맑았다.몇 개씩 여는 대추나무는그해도 인색한 열매를 내주었고나는 달그림자 앞에서 내 나이를 세고 있었다.어머니의 손끝에서 태어난 것들은왜 하나같이 그리움을 닮았는지감자송편을 빚을 때마다어머니는 어떤 그리움을 접어 넣었고나는 그 손끝을 바라만 볼 뿐 침묵했다. 낡은 신발들이 댓돌 위에 앉아자기들끼리 몰래 나눈 말이 있는 듯불빛 아래 잠시 환해졌다가아무 일 없다는 듯이 어두워졌다.보름달은 한 해 열두 번이나 뜨는데사람들은 팔월에 뜬 달에 얼굴을 걸어두고그 얼굴 곁에 오래 머문다.나는 그것이 늘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그렇게 생각하는 나 역시매년 추석에 뜨는 달을 기다린다. 갈대는 늘 흔들리는 것이 일이어서사람들은 그것을 약하다고 말하지만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