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원미 산 등산로에는 청초한 들국화가지난밤에도 찬 이슬 맞으며저물어 가는 가을을 온몸으로 입는다.꽃이 지는 것은 사라지는 일이 아니라제 몫의 빛을 다 건네고 얻는 고요이리. 바람이 산기슭을 사정없이 휘저을 때나는 그 곁에서 오래 묵은 슬픔을 헤아린다.피어나는 일과 저무는 일이 한 몸이라면어느 편에 서야 하는지를 묻다가묻는 일마저 이슬처럼 가벼워지는 새벽녘 누구를 위해 피는 것이 아니라는 듯꽃은 다만 존재함으로 온전하다.아무도 눈길 주지 않아도 향기는 허공을 건너고존재란 증명받지 않아도그 자체로 충분한 것임을보랏빛 꽃송이가 말없이 가르쳐 준다. 뿌리는 어둠 속에서 더욱 깊이 땅을 움켜쥐고꽃잎은 서릿발이 일어서도 의연하다.나 또한 한 송이 고운 불씨로 남아끝내 꺾이지 않는 생명 또한 아름답다고저무는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