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아침 信士/박인걸 해가 떴어도 어두운 목구멍처럼 아침 안개는마을 어귀에서 제 가슴을 찢고낡은 자전거 페달 위에는 찬 이슬이 내린다.누군가 버린 이름 위에는 침묵이 맴돌고각자는 주머니에서 식은 손을 덥힐 때계절은 차가운 계단을 무겁게 내려간다. 주인 잃은 개는 자꾸 뒤돌아보다 멀리 달아나고살아온 날들은 흙 위에 남겨진 바퀴 자국처럼 흐려진다.지켜지지 않은 약속들은 밤새 낮은 목소리로 울고바람은 빈 우체통에 붉은 혀를 밀어 넣다가녹슨 난간에 묻은 시간의 손때만 만지고 간다. 기운 지붕 위에 가을 햇살의 파편이 떨어지고우리가 치러야 할 슬픔은 늘 가불이었다.허기진 비둘기의 눈동자처럼 굳어버린 아침에나는 아무도 내리지 않는 간이역의 시계를 바라본다.생의 상처는 안개 속에서만 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