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 거미줄에 이슬방울이 가득 맺힐 때나는 또 한 번 찾아온 가을을 만난다.아침 안개가 원미 산 중턱을 맴돌고풀잎에 고인 이슬이 눈물처럼 쏟아지려 한다.누가 찬 수증기를 밤새 끌어다 놓았을까.하지만, 나뭇잎 흠뻑 적신 이슬도햇살 한 줌에 제 몸을 지우고 만다.진주보다 아름답던 백로(白露)라 해도해가 뜨면 흔적 없이 사라질 때나는 오래전 떠나보낸 이름 하나를 떠올린다.그리움은 늙은 짐승처럼 웅크린 채발길이 뜸한 골목에서 숨을 거두고우리는 저마다 어떤 슬픔을 등에 업고아침에 사라지는 안개처럼 걸어갈 뿐돌아보면 발자국도 안개 속으로 지워진다.어차피 찬란함은 모두 지나간다.그래서 가을은 하얗게 우리를 지우러 온다.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저녁녘에나는 이슬 한 방울처럼 힘없이 떨어지겠지.아, 어제는 슬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