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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창작시 1357

시간의 성화(聖化)

시간의 성화(聖化) 흐르는 구름처럼 시간은 흘러한 점 멈춤 없이 빛과 어둠을 끌어안는다.어제의 흔적은 오늘 새겨지고내일의 씨앗은 오늘에 움이 튼다. 바람이 지나간 언덕의 흔적처럼시간은 나를 조용히 조각한다.주름진 이마에 새겨진 세월의 이야기그 속엔 사랑이 있고 아픔이 있다. 고송의 껌질에 새겨진 나이테처럼시간은 내 안에 진리를 새기고묵묵히 지나가는 순간 속에서영원한 목소리가 속삭임으로 다가온다. 흘러가는 모든 것은 자취가 남고시간의 성화는 나를 정결케 한다.빛나는 영원 속의 시간의 흔적이 있어나는 두려움없이 이 길을 걷는다.2024,12,28

나의 창작시 2024.12.28

절정(絶頂)

절정(絶頂) 거친 하늘 아래찬 바람이 휘몰아친다.산 정수리에는 구름이 요동치고굽은 강줄기는 까맣게 얼어붙었다. 지난여름 하늘 아래바람은 감미롭게 속삭였고산골짜기마다 새들이 음악회를 열 때오색 꽃밭은 나비들 무도회장이었다. 지금 내 마음 깊은 곳에는타오르던 불꽃이 식어버렸다.자연의 숨결 속에서깨어나던 내 영혼이 주저앉았다. 산의 절정에서 세상의 경계를 넘어끝없는 자유를 찾아 헤매던 나는폭풍 노도에 휩쓸려 길을 잃고영혼은 움츠려 고개를 숙였다. 은빛 별이 쏟아지는 밤뒤틀리는 복잡한 심연에는내가 원하던 모든 것은 사라지고검은빛 그림자만 깊이 드리운다.2024,12,27

나의 창작시 2024.12.27

존재의 이유

존재의 이유 우주의 공간에 한 점으로 태어난 존재혼돈과 질서가 교차하는 강 위에서나는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그 질문조차 존재의 증명이 아니던가. 만물은 생성하고 사라지며 다시 피어난다.모든 것은 흙으로 돌아가지만그 속에 생명의 불씨는 새롭게 타오른다.존재란 사라짐 속에 빛나는 흔적일 뿐인가. 산다는 것은 서로 엉킨 실타래의 춤타인의 고통과 기쁨 속에 내 자리를 찾고내가 너로 인해 알게 된 나의 의미우리는 서로의 거울이며 서로의 길이다. 그런데도 이유를 묻는 나의 외침은 남는다.끝없이 고요 속에 한목소리를 속삭인다.존재는 이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스스로 이유가 되는 것이다.2024,12,26

나의 창작시 2024.12.26

광야의 노래

광야의 노래 바람의 끝에서 광야에 선다.길 없는 길을 헤매는 내 발자국모래 위에 새긴 삶의 흔적들끝없는 지평선 저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인생은 늘 광야와 같아멈춤이 곧 시작임을 깨닫는 장소다. 하늘을 우러러 침묵 속에 흐르는 음성구름 기둥과 불기둥이 인도하던 그때처럼목마름 속에서 만난 은혜의 샘메마른 땅이지만 축복의 빛 아래 숨 쉰다.광야는 믿음의 시험대 믿음의 증거다. 모래알처럼 흩어진 시간 속에고난은 손에 쥔 보리 떡 같았고기쁨은 언제나 새벽이슬 같았다.광야의 길은 나를 부수고 빚어어느새 내 안에 더 큰 내가 서 있었다. 쓰러진 곳에서 들려온 메마른 바람내 기도는 응답 없이 사라진 이슬이었다.별조차 숨은 밤의 끝자락에서희망의 등불은 까맣게 타들어 갔고광야는 벽이었고 나의 끝이었다. 그러나 새벽은 늘 ..

나의 창작시 2024.12.26

외눈박이

외눈박이 캄캄한 동굴에 깊이 갇힌커다란 몸집에 하나의 눈으로세상을 굽어보는 폴리페모스바깥세상을 모른 채 닫힌 굴 안에서 고독에 취해손에 쥔 논리에 빠져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하늘에는 구름이 흐르고언덕위에 바람이 길을 묻는데동굴의 외눈박이는 어둠 속에 길을 잃었다.자신의 힘만 믿고타인의 목소리를 외면한다.울려오는 경고음을 거부하고낯선 이들의 방해라고 치부한다.자신의 괴력을 과시하며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 작은 승리에 젖어세상의 변화와 파도를 느끼지 못한다. 외눈박이들아멀리 보고 넓게 파헤쳐라.계엄을 외치는 입술들아탄핵을 외치는 목소리들아자기 논리로만 채워지는 방에는외눈을 찌르는 칼이 나타난다.동굴을 빨리 나서라.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멀리 보고 넓게 들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외눈마져 너는 잃을 것이..

나의 창작시 2024.12.25

증오의 시대

증오의 시대 우리는 지금 증오의 그늘에 서있다.빛은 사라지고 어둠만이 짙게 드리웠다.탄핵과 갈등 그 잿빛 언어들이마치 염병처럼 서로를 물어뜯는다.이념은 선명한 깃발이 아니라 칼날이다.진실은 실종되고 거짓만 깃들었다.광장은 매일 전쟁터가 되고저주와 증오는 불길처럼 타오른다. 정치의 바둑판에선 흑백논리만이색을 잃은 눈빛들이 서로를 겨눈다.고소와 시위로 끝없는 싸움터가 되고입술 끝에 맺힌 저주는 화살이 된다.살기는 먼지 속에 스며들고,갈등은 일상의 그림자가 되어 간다. 분열의 강(江)은 점점 깊어지고두려움은 가슴 속 불씨를 키운다.용서는 빗방울처럼 흩어지고화해는 오래된 벽처럼 무너진다.사랑은 보물찾기처럼 힘겹고무거운 침묵이 쇳덩이처럼 가라앉는다.증오의 시대는 언제나 멈추려나아픈가슴을 매만지며 나는 길을 걷는다..

나의 창작시 2024.12.24

희망을 말하고 싶다.

희망을 말하고 싶다. 바람마저 외면한 캄캄한 새벽어둠은 나를 삼키려했네.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이름이지만나는 스스로를 부르며 깨어났네. 고개를 들어도 찾을 수 없는 길그러나 내 발은 다시금 움직였네.조각난 나의 목소리가 흘러나와아직 부서지지 않은 노래를 불렀네. 절망은 날카로운 물결처럼내 영혼을 갈라놓고 흩어졌지만그러나 틈 사이로 스며드는 한 줄기 빛그 빛을 한 손으로 움켜잡았네. 이제는 고요히 희망을 말할 수 있네.나를 부정했던 어제의 마음을 내려놓고하늘 끝에서 새벽을 불러오는 빛처럼나는 나의 이름을 다시 쓰려하네.2024,12,23

나의 창작시 2024.12.23

절망

절망(絶望) 어두운 밤 도시에 내려앉은 침묵깊은 침묵 속에 울부짖는 소리 들린다.계엄령 그림자 속 민심은 좌우로 갈리고탄핵의 풍랑 속 정의는 갈 길을 잃었다.눈앞의 혼란은 끝이 없고그 끝에 기다리는 것은 또 다른 분열일 뿐이다. 한쪽에선 깃발을 들고다른 쪽에선 주먹을 쥔다.찬반의 외침이 하늘을 가르고언론은 그 외침을 비틀어 팔아먹는다.진실은 어디로 갔는가?이 조각난 민심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 정치는 길을 잃고지역은 서로를 향해 창을 겨눈다.계층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들을 외면하고눈앞의 이익만을 좇는다.분열의 벽은 점점 높아만가고그 벽 너머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잊었다. 안보는 흔들리고 국경은 불안하며국제 경쟁 속에 우리는 자꾸만 작아진다.경제는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주저앉고사회는 혼란의 구렁으로 떨어..

나의 창작시 2024.12.22

하얀 세상

하얀 세상 흰 눈이 내려앉은 고요한 대지검은 그림자는 발자취를 감추고순백의 숨결로 덮인 세상은무겁던 어두움을 부드럽게 잠재운다.백색 겨울은 진실의 거울처럼탐욕과 거짓의 흔적을 씻어내고선의 씨앗을 눈 속에 깊이 심어희망의 빛으로 세상을 채운다.한 줄기 바람에도 요동치며 나약하지만작은 눈송이의 연대는 강하다.악의 세력이 강하게 밀어내려 해도눈부신 순결이 세상을 막아선다.마침내 아침 햇살은 눈 위에 춤추고선의 힘이 어둠을 몰아낸다.추운 겨울처럼 악이 득세하지만선한 의지가 반드시 이긴다.2024,12,21

나의 창작시 2024.12.21

추억의 성탄절

추억의 성탄절 별볓이 차갑게 쏟아지던 겨울밤얼음장 밑에 흐르던 개울물도잠시 멈춰서서 성탄 노래를 들었네.시골 예배당 엉성한 추리손끝마다 추위에 붉게 물든 아이들의 웃음그 아래 우뚝 섰던새벽 송의 나지막한 화음찬바람 뚫고 걸어간 논둑 밭둑 길눈발에 덮인 넓은 들판은아직도 그날의 발자국을 기억하겠지,서투르게 만든 성탄 등 불 빛반짝 종이로 엮은 종이별들동심은 그 엉성함 속에서 하늘의 평화를 보았네.가난의 그늘이 짙었던 그 시절울려 퍼지던 예배당 새벽 종소리 어둠을 뚫고 흐르던 유일한 소망이었네.눈부신 금빛으로 빛나지 않아도종이 별들은 우리를 이끌었고시골 아이들의 순수한 가슴은베들레헴 말구유에 누인 주님을 보았네.흰 눈이 펄펄 내리던 고요한 땅얼음보다 더 차가웠던 한겨울에도마음 깊이 녹아들던 온기그 시절 성탄..

나의 창작시 202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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