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물왕리 호수에서

신사/박인걸 2018. 11. 1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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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왕리 호수에서

 

갈 곳 없는 그리움은

못이 되어 일렁이고

의지할 데 없는 외로움은

수심(水深)만큼이나 깊도다.

 

당신을 향한 마음은

호수만큼 넓기만 하고

애타는 내 가슴은

꽃잎만큼 붉으니다.

 

봄이 오면 꽃 피우고

한 여름이면 풀 냄새로

가을이면 단풍잎을 깔아

연년이 오시는 길을 꾸몄더니

 

포크레인에 파헤쳐져

오실 그 길 지워진

호숫가 어디서 헤맬까봐

광촉(光觸) 밝게 걸어 놨으니

 

지나쳐 방황치 말고

쪽배 노니는 맞은편에

물오리 노는 그곳으로

지체 말고 달려오소서.

2018.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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