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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왕리 호수에서
갈 곳 없는 그리움은
못이 되어 일렁이고
의지할 데 없는 외로움은
수심(水深)만큼이나 깊도다.
당신을 향한 마음은
호수만큼 넓기만 하고
애타는 내 가슴은
꽃잎만큼 붉으니다.
봄이 오면 꽃 피우고
한 여름이면 풀 냄새로
가을이면 단풍잎을 깔아
연년이 오시는 길을 꾸몄더니
포크레인에 파헤쳐져
오실 그 길 지워진
호숫가 어디서 헤맬까봐
광촉(光觸) 밝게 걸어 놨으니
지나쳐 방황치 말고
쪽배 노니는 맞은편에
물오리 노는 그곳으로
지체 말고 달려오소서.
2018.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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