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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1 2

2월

2월                 시인/박인걸지긋지긋한 한파(寒波)에더 이상 시달릴 수 없어따스한 햇살과 함께엷은 바람이 시위를 한다.붉은 띠와 함성도 없이조용한 혁명으로양지쪽을 점령하고서서히 영역을 넓힌다. 도시를 장악했던 빙판(氷板)과들판을 차지했던 눈은기세를 잃은 듯슬금슬금 자리를 비우고 숨죽이던 시냇물과움츠렸던 뱁새도조금씩 입술을 열어봄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폭력과 무질서를 거부하고오직 훈풍(薰風)으로하지만 결코 쉽지 않게세상엔 또 봄이 오고 있다.2011,2,2

좋은 시 모음 2025.01.21

소천(召天)

소천(召天) 태초부터 인간은 먼지였고신의 숨결 하나로 빚어진 존재였다.그 밝은 동산을 걸으며 삶을 노래하였으나결국은 흙으로 돌아갈 운명이었다.시간은 만인에 공평하되 잔인하고그 손가락은 모든 것을 새기고 지운다.살아낸 나날이 무의미하다 말할지라도그 흔적은 어느 틈새에 머문다.죽음은 끝이 아니라 그림자의 춤이며존재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순간이다.모든 소멸은 새로운 시작이며텅 빈 채로 다시 채우는 순환이다.삶은 깃털처럼 내려앉다 흩어지고,죽음은 강물처럼 흘러 어디론가 간다.인생은 질문 없이 답을 기다리지만그 답 또한 다시 질문이 된다.2025,1,21                                                  장모님이 96세로 하늘의 부르심을 받다.

나의 창작시 20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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