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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창작시 1390

독백(獨白)

독백(獨白) 나도 모르는 곳으로 가버린 나를 지탱하게 한 힘이여 어떤 색채(色彩)로 나와 함께하며 드세게 나를 끌어당기던 기세여 하루 종일 해가지지 않는 곳에서 발바닥에 불을 지르던 시절도 이제는 구름 속에 갇힌 희망이다. 어느덧 해는 일몰에 들고 노정(路程)의 기억에는 안개가 끼었다. 근육을 휘감은 금줄은 녹이 슬고 머릿속에 빛나던 별들은 자국만 남았다. 수도관으로 빨리 흐르던 물은 웅덩이를 판 채 점점 경화되고 비 없는 구름은 아쉬움만 싣고 온다. 파랑 잎과 초록 잎 가득한 옷이 주황빛 잎이 되어 길거리에 뒹굴고 물기 없는 나뭇가지 사이로 찬바람이 샌다. 운해가 경계를 지운 바닷가에는 곡조 없는 파도만 만복 되고 파도에 밀려와 방향을 잃은 나그네는 카오스에 갇혀 당황한다. 그토록 먼 길을 어떤 교의를..

나의 창작시 2018.07.05

일몰(日沒)

일몰(日沒) 하루 종일 걸어온 길에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서산마루에 간신히 걸린 해는 마지막 노을을 온 누리에 붓는다. 허공을 건너는 머나먼 길은 아찔하고 두려운 모험이지만 무사한 행로의 감사함을 황홀한 빛으로 외어 올린다. 일제히 기립한 나무들은 손을 흔들어 답례하고 때마침 날던 청둥오리 떼도 두 발을 가슴에 모은다. 파란(波瀾)의 날을 곱게 끝내고 숙면(熟眠)에 드는 태양처럼 나 살다 곱게 늙어 소리 없이 사라지고 싶구나. 2018.6.27

나의 창작시 2018.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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