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코스모스 하얀 코스모스 새 하얀 피부 고운 얼굴 긴 목 빼들고 그토록 기다리나 찬 이슬 내리는데 바람이 부는데 님은 오지 않고 날은 기우는데 그래도 오시리. 반드시 오시리. 늦가을 노을에 가슴은 탄다. 찬 서리 내려 손발이 얼더라도 꼿꼿이 서서 자리를 지키리. 반드시 오리라던 그 때 그 음성 .. 나의 창작시 2017.10.28
나의 고향마을 나의 고향마을 나는 객지살이에 고달파도 마음은 항상 태어난 곳에 가 있다오. 낙타 등을 닮은 앞산과 말 등허리 닮아 늘씬한 뒷산에 철따라 지천으로 꽃 피는 山川에 내 마음은 가 있다오. 범람하는 여름홍수에 지느러미 힘차게 흔들며 오르던 고기떼와 물오리 떼 헤엄치던 냇물에서 어.. 나의 창작시 2017.10.10
이별 이별 나뭇잎 하나씩 긴 여운을 남긴 채 외로운 나비되어 멀리 떠나고 있다. 숫한 사연을 안고 우리는 떠나야 하리 떠나지 않을 이 이 세상 어디 있으랴 텅 빈 가지처럼 공허한 가슴으로 남몰래 눈물지으며 바람결에 사라져야 하리 어차피 가야 한다면 내가 먼저가리라 함께 떠나는 슬픔을 .. 나의 창작시 2017.10.07
가을 잎 가을 잎 붉게 물들어가는 가을 나뭇잎들을 보며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는 이별이 다가옴을 직감한다. 햇볕만큼 뜨겁게 쏟아 붓던 우리의 사랑과 별만큼 숫한 이야기들을 고운 추억으로 남긴 채 서늘해지는 수은주처럼 여기서 멈춰야 하는 사랑은 견디기 힘든 이별의 아픔으로 붉게 타들.. 나의 창작시 2017.10.07
추석 사례(射禮) 추석 사례(射禮) 여문 이삭들이 겸손히 고개 숙인 들녘에서 흰 녹말로 알맹이들을 채우던 이파리들의 치열함을 떠올립니다. 한 알로 땅에 묻히던 날부터 몇 알의 열매를 맺을지 입력된 자기 정보를 찾아내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분란했습니다. 과학보다 더 정확한 자연세계의 이치를 따.. 나의 창작시 2017.09.30
고향 가을 고향 가을 차가운 아침 이슬 떡 호박 꽃잎에 눕고 고개 숙인 붉은 수수는 아침 햇살도 무겁다. 들국화 한낮에 졸고 길 잃은 벌들은 이리저리 방황하는데 고추잠자리는 아직 즐겁다. 백로(白露)의 고향 가을은 찬 서리를 불러들여 놀던 제비마저 강남 하늘로 내 쫓는다. 기러기 저녁하늘에 .. 나의 창작시 2017.09.29
시름 시름 달은 지고 별만 흐르는데 적막한 마을에는 개 짖는 소리도 없다. 찾아 온 이 없으니 가슴이 어두워 깊은 시름이 한숨소리에 섞인다. 늦가을 바람이 품을 파고 들 때 허전한 가슴에는 살얼음이 언다. 돌아서는 발걸음 길은 어두운데 목적 잃은 나그네는 비틀거리며 걷는다. 2017.9.27 나의 창작시 2017.09.27
연어 연어 남대천에 보름달이 뜨고 달맞이꽃 언덕에 질 때면 연어 떼 물살을 거슬러 첨벙거리며 오른다. 먼먼 바다 끝자락에서 한 시도 잊지 못했던 어릴적 맑은 냇가를 찾아 긴 유랑에서 돌아왔다. 방황하던 나그네는 발붙일 곳을 찾지 못 해 한 마리 연어가 되어 살 던 땅으로 돌아간다. 연어.. 나의 창작시 2017.09.26
한(限)가위 한(限)가위 메밀 꽃 밝은 밤 수수는 여물고 흰 콩꼬투리는 만삭이 되어가던 팔월 열나흘 밤 휘영청 밝은 달은 구만리 중천에서 병연(炳然)하였네라. 기러기는 나는데 뜸부기 우는데 기다리는 그 이는 올 해도 안 오시네. 앞 강물은 흐르고 바람도 넘는데 휴전선 너머의 그 이는 소식조차 없.. 나의 창작시 2017.09.26
산 복숭아 산 복숭아 그렁저렁 가을이 무르익는 산골짜기로 단풍이 들 때면 보고 싶어 애타는 산 복숭아가 그리운 빛깔로 익어만 간다. 기나긴 세월에도 흔들림 없이 오직 그대만을 사랑했기에 기다리다 지쳐 흐무러진 가슴이 산 노을에 무너져 내린다. 2017.9.23 나의 창작시 2017.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