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산 큰 산 박인걸 큰 산이 스승의 가슴처럼 慈愛로움으로 내 옷깃을 끌어당긴다. 가파른 길은 고초를 가르치고 누운 고목들은 삶의 끝을 교훈한다. 음침한 계곡과 깎아지른 벼랑들은 生의 위험들을 조용히 경고한다. 산허리 안개는 몽환을 선사하고 맑은 대기는 영혼을 세척한다. 천목만엽을.. 나의 창작시 2018.05.18
그리운 사람 그리운 사람 밭이랑에 아지랑이 돌고 눈 둑에 쑥이 고개를 내밀 때 텅 빈 시골 마을에는 제비도 돌아오지 않았다. 손손(孫孫)이 밭 갈던 이들이 손이 부릅뜨도록 쟁기질해도 보릿고개를 넘지 못해 하나 둘 도회지로 떠나고 옆집 살던 소녀마저 아버지 손을 잡고 떠나던 날 사라지는 뒷모.. 나의 창작시 2018.05.14
자연(自然 자연(自然) 부르지 않았는데 봄이 이고 붙잡아도 계절은 간다. 원하지 않았는데 꽃은 피고 손대지 않았는데 진다. 저절로 있는 산에는 누가 기르지 않은 새들과 길들이지 않은 짐승들이 한가롭게 노닌다. 사람의 힘이 미치지 않는 저 깊은 강물에는 양식하지 않은 고기떼들이 수수만년 살.. 나의 창작시 2018.05.12
소멸(消滅) 소멸(消滅) 희던 목련과 붉던 영산홍이 봄이 가기 전에 소멸 되었고 흐르는 구름과 굴뚝의 연기도 오래 못가서 소멸되더라. 타는 불꽃과 그 고운 젊음도 한 때를 지나면 소멸 되는데 소멸되지 않고 생성되는 것은 아주 오래 된 그리움이더라. 2018.5.11 나의 창작시 2018.05.12
침묵(沈默) 침묵(沈默) 시인/박인걸 당신을 찾으면 만날 수 있다는 바위 덩어리 같은 신념으로 요종소리에 꿈에서 깨어나 후둘 거리는 걸음으로 그믐밤 같은 새벽길을 걸어 습관적으로 찾아가는 그 자리에 앉아 격한 감점을 억누르지 못했다. 나름대로 정리한 목차들을 보따리장수처럼 늘어놓으며 .. 나의 창작시 2018.05.07
아카시아 꽃 아카시아 꽃 그리움으로 나는 나비들이 엉겨 붙어 마음을 달래며 애타는 마음을 하나로 모아 향기로 흩날리는 꽃이여! 가슴 깊이 숨겨둔 아픔들이 가시처럼 찌르지만 고통을 버티며 이겨내고 소리 나는 표정으로 피는 꽃이여! 어느 수녀의 기도처럼 티 없이 맑은 영혼을 담아 神에게 자.. 나의 창작시 2018.05.06
오소서 그대여! 오소서 그대여! 그대여 내게로 오소서 붉은 꽃잎 지르밟고 오소서 꽃가루 쏟아지는 산길 돌아 홀로 있는 나에게로 오소서 그대여 내게로 오소서 이른 비로 흡족히 오소서 내 가슴에 강물 흐르거든 노저으면서 건너오소서. 그대여 가까이 오소서 가슴 안개 걷어내고 오소서 드리운 의심 구.. 나의 창작시 2018.05.05
적목련(赤木蓮) 적목련(赤木蓮) 오로지 한 그루 뒷마당에 홀로서서 긴 긴 봄밤에 빨간 아픔으로 핀다. 그리움 가득물고 몸을 비틀어도 먼 섬에 유배된 듯 매우 쓸쓸하고 외롭다. 가슴은 붉게 멍들고 꿈은 무너지고 고독은 가득 차올라 혼자 사는 노인이다. 무거운 한숨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봄비 내리던 .. 나의 창작시 2018.05.04
향수(鄕愁) 향수(鄕愁) 애타는 수꿩의 구애 구슬픈 산비둘기의 울음소리 봄 하늘 넘노는 종달새 수양버들가지에 매달린 잎 새 물레방아 돌던 세월 양지마을 흐르는 그리움 댕기처녀 설레는 가슴 잠 못 이루는 건넌 마을 총각 지게 짐 고단한 아버지 디딜방아 허기진 어머니 보릿고개 서러운 추억 은.. 나의 창작시 2018.05.03
향몽(鄕夢) 향몽(鄕夢) 동구 밖 언덕에 구부정한 배나무 꽃잎 흩날리며 그리움만 쏟고 밭둑에 핀 민들레 연민에 찬 눈빛 냇가 버들피리 그리운 옛 동무들 꽃다지 풀 비탈 밭 정다운 물결 애타게 피어오르던 한 낮 아지랑이 고달픈 보따리 머리에 가득 이고 아득한 신작로 지친 내 어머니 새빨간 함석.. 나의 창작시 2018.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