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모르네 아직은 모르네. 이직은 모르네. 지나놓고 보아야 아네. 오늘의 죄인이 내일에 의인이 되고 오늘의 의인에 훗날 역적이 되니 드러난 일들이 가짜일 수 있고 숨겨진 일들이 진짜일 수 있으니 함부로 입을 놀려 정죄하거나 단죄하지 말찌니 만민이 돌을 던져도 손으로 돌을 집지 말라. 악담.. 나의 창작시 2018.03.23
목련 꽃 목련 꽃 촛불보다 더 환하게 밝히며 차갑고 어두운 계절을 밀어내고 포근한 계절을 불러오는 소리 없이 움직이는 꽃이여! 수만 꽃송이들을 불러 모아 소리 없는 함성으로 아직 깨어나지 않은 의식을 단번에 일깨우는 꽃이여! 껍질이나 껍데기는 치우고 알맹이만 골라 진실을 드러내어 실.. 나의 창작시 2018.03.23
겨울 비 겨울 비 아스팔트를 뛰어 다니는 겨울비 발자국 소리가 어렴풋이 잠든 새벽 귓가에 애닮은 리듬으로 들려온다. 나뭇잎 모두 떨어져 완충지대 없는 허공에서 곤두박질 친 물방을 들이 낙엽처럼 낮은 곳으로 쌓인다. 추락하면 밑바닥에서 사정없이 뒹굴어야하는 신분 잃은 어떤 노동자의 .. 나의 창작시 2018.03.19
봄비 내리던 날 봄비 내리던 날 무엇이 서러워 봄 하늘은 그토록 자주 눈물을 쏟아내고 있는가. 가슴속에 쌓인 아픔이 풀 수 없는 응어리가 되어 서럽게 울고 있는가. 슬프게 내리는 봄비는 가슴속에 오래도록 묻어둔 그리움을 덧나게 하고 아무 말 없이 손을 잡고 가슴까지 흠뻑 비에 젖으며 정답게 걷.. 나의 창작시 2018.03.19
고독한 새 고독한 새 황사 자욱한 계절 산천을 떠돌다 숲도 잠 못 이루는 밤에 홀로 쭈그린 나그네 달빛도 구름에 가린 가슴으로 내려앉는 적막 고독은 가슴을 찢고 바람은 위로가 못된다. 곤한 밤 어설픈 꿈속에 끝없이 방황한 미로 아침이 온다 해도 여전히 날개는 천근이다. 온 종일 힘겹게 날아.. 나의 창작시 2018.03.18
고로쇠 수액 고로쇠 수액 가을이면 단풍잎 곱게 산을 온통 불태우는 고로쇠나무가 이른 봄날 고운 꿈을 꾸더니 갑자기 드릴로 허리를 뚫려 수액(水液)을 강탈당하는 고통을 겪는다. 먼 조상 적부터 외롭지만 고결하게 고로(孤露)쇠 나무로 살아 왔더니 잔인한 직립보행자들의 탐욕에 고로(苦勞)쇠 나.. 나의 창작시 2018.03.16
봄비는 봄비는 봄비는 그때처럼 슬픈 눈물로 내린다. 아직 잊지 못해 잠 못 이루는 어떤 사내의 가슴위로 내린다. 바싹 마른 입술이 멀리 가버린 그대 이름을 부르다. 새까맣게 타버린 가슴 위로 먹물 되어 흘러내린다. 촉촉이 내리는 봄비는 물 오른 가지를 윤기 나게 하고 꽃망울을 곱게 터트려.. 나의 창작시 2018.03.15
나 돌아가리라 나 돌아가리라 아구스티누스의 참회록에 울고 앗시시의 프란시스가 걸어간 길을 걸으며 베데딕드 수도사의 규율을 흠모했다. 옷을 벗어 헐벗은 자들에게 주며 싸매지 못해 곪아터진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가난한 얼굴로 배고픔을 견디며 동굴에 사는 짐승처럼 엉성한 둥지에 사는 새처.. 나의 창작시 2018.03.12
고리울 사람들 고리울 사람들 다닥다닥 붙은 낡은 빌라들이 성냥갑 쌓아놓듯 즐비한 길거리 일방통행 골목길에는 차와 사람이 뒤섞여 혼잡하다. 김포 활주로를 이륙한 비행기는 굉음을 뿜어 신경이 곤두서고 온종일 달리는 사나운 차들의 검은 매연에 진저리가 난다. 실성한 여자 머리칼처럼 전선줄 전.. 나의 창작시 2018.03.10
봄 눈 봄 눈 봄눈이 조용히 내린다. 질퍽한 길 위에 내린다. 입속에서 솜사탕 녹듯이 달콤함만 남기고 사라진다. 머물지 않을 것이면 처음부터 비로 내릴 것이지 꿈속에 만났던 여인처럼 긴 아쉬움만 남기고 사라지는가. 아름답고 순수할수록 언제나 신속히 없어지고 행복 또한 이렇게 한 순간.. 나의 창작시 2018.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