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날 눈 내리는 날 소년의 맑은 눈이 사랑에 첫 눈을 떴을 때 눈 내리는 시골길을 걷던 그녀의 모습에 며칠 밤을 뒤척였다. 가슴은 불처럼 타오르고 눈 감으면 아른거리고 심한 독감에 감염 된 듯 며칠을 끙끙 앓아야 했다. 그리웁던 그녀를 어쩌다 만나는 날이면 발걸음은 허공을 걷지만 막상 고백할 용기는 없었다. 첫사랑 그녀는 지금 내리는 눈을 보고 있으려나 나 혼자 한 사랑이지만 고이 간직한 추억이 싫지 않다. 2018.1.15 나의 창작시 2018.01.15
아침 한강 아침 한강 햇빛이 쏟아지는 황금 빛 강물에 청둥오리 몇 마리가 아침 미역을 감는다. 도랑물 시냇물 어느 계곡을 지나 천리 길을 달려온 경섭(經涉)을 존외한다. 측량 못할 수심(水深)과 느린 걸음걸이 무거운 침묵의 위용(威容) 또한 두렵다. 삶의 경륜(經綸)은 몸짓에 배어있어 하늘까지 .. 나의 창작시 2018.01.13
나무를 보라 나무를 보라 위로 뻗는 낙엽송과 옆으로 퍼지는 측백나무 사철 푸른 소나무와 나무 중에 신사 주목을 보라. 옥토에서 자란 거목들과 박토에서 자란 잡목은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정해진 운명을 받아드린다. 차별과 불공평이 처음부터 존재하지만 나무는 서로를 비교하지 않고 고유성으.. 나의 창작시 2018.01.12
강풍(强風) 강풍(强風) 가끔씩 일어나는 바람은 흔들리는 나를 시험하는 사악한 루시퍼의 시녀이다. 인정사정도 없이 영혼의 뿌리를 휘저으며 넘어트리려는 사단의 심술이다. 지혜는 어둠에 쌓이고 총명은 구름 속에 갇혔으며 명철은 사거리에서 방황한다. 유약한 가슴은 이리저리 거꾸러지며 목표.. 나의 창작시 2018.01.11
겨울 산 겨울 산 벗은 나무는 떨고 있고 입은 나무도 춥기는 마찬가지다. 가을에 누운 억새 품으로 추운 새들만 파고든다. 구름 위를 걷는 태양빛은 양지바른 언덕에 앉으려다 칼을 휘두르는 바람에 겁을 먹고 산 너머 어디론가 도망쳤다. 차디 찬 비탈의 무덤들도 적막강산에 외롭게 누워 힘겹게 .. 나의 창작시 2018.01.08
그대여 가지 마오. 그대여 가지 마오. 노랫말 해도 달도 저문 이 밤에 한없는 그리움만 남겨놓고 그대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요. 하염없이 울고 있는 나를 아랑곳하지 않고 떠나버린 그대는 발걸음이 떨어지고 있나요. 차가운 바람이 거칠게 부는 것은 그대의 발길을 돌리려 마지막 힘을 쏟아 붓는 거라오.. 나의 창작시 2018.01.05
새해의 기도 새해의 기도 한 해의 경계는 천체의 질서일 뿐 하루의 반복만이 영원히 존재며 삼백 예순 닷새만의 공전이 출발점에 도달하는 그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동물들만이 축포를 쏘며 전역에서 환호하나 불확실성의 일상생활에서 보장되지 않은 미래에를 향하여 첫 발을 내 딛는 존재는 불.. 나의 창작시 2018.01.04
크리스마스 풍경 크리스마스 풍경 루돌프 사슴은 전설 속에 갇히고 싼타는 깊이 잠들었는데 흰 눈 사이를 달리던 썰매는 아직도 달리고 있을까 크리스마스 씰과 성탄카드는 추억만 남기고 새벽을 깨우던 성탄송은 각박(刻薄)한 소음신고에 사라졌단다. 바람 차가운 세모(歲暮)에 반짝이는 성탄 트리와 거.. 나의 창작시 2017.12.22
기도(祈禱) 기도(祈禱) 마음으로 주님을 기뻐하며 내 영혼이 주를 큰 음성으로 찬양하나이다. 비천한 자들을 돌아보시고 교만한 자들을 흩으시는 주여 주님을 두려워하고 경외하는 자들에게 만세에 복을 내리시옵소서. 그 큰 팔로 날마다 끌어안으시고 강한 능력으로 힘 있게 이끄사 주의 백성들이 .. 나의 창작시 2017.12.15
새의 가르침 새의 가르침 빈궁한 새들이 한 겨울 숲에서 근심하나 없이 재잘거리며 논다. 붉은 정강이에 경련이 일어도 눈을 밟는 표정이 마냥 행복하다. 욕심을 버리면 마음은 깃털이 되고 염려를 맡기면 영혼은 자유롭다. 현실은 차가와도 가슴은 따뜻하고 주변은 삭막해도 전혀 슬프지 않다. 삶의 .. 나의 창작시 2017.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