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겨울 산

신사/박인걸 2018. 1. 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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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

 

벗은 나무는 떨고 있고

입은 나무도 춥기는 마찬가지다.

가을에 누운 억새 품으로

추운 새들만 파고든다.

 

구름 위를 걷는 태양빛은

양지바른 언덕에 앉으려다

칼을 휘두르는 바람에 겁을 먹고

산 너머 어디론가 도망쳤다.

 

차디 찬 비탈의 무덤들도

적막강산에 외롭게 누워

힘겹게 오르는 山客들에게

죽으면 모두 겨울 산이 된다한다.

 

눈 쌓인 겨울산은

죽음보다 더 잔인하지만

가지 끝의 작은 망울들에서

삭풍을 견딜 용기를 얻는다.

20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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