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기도 새해의 기도 한 해의 경계는 천체의 질서일 뿐 하루의 반복만이 영원히 존재며 삼백 예순 닷새만의 공전이 출발점에 도달하는 그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동물들만이 축포를 쏘며 전역에서 환호하나 불확실성의 일상생활에서 보장되지 않은 미래에를 향하여 첫 발을 내 딛는 존재는 불.. 나의 창작시 2018.01.04
크리스마스 풍경 크리스마스 풍경 루돌프 사슴은 전설 속에 갇히고 싼타는 깊이 잠들었는데 흰 눈 사이를 달리던 썰매는 아직도 달리고 있을까 크리스마스 씰과 성탄카드는 추억만 남기고 새벽을 깨우던 성탄송은 각박(刻薄)한 소음신고에 사라졌단다. 바람 차가운 세모(歲暮)에 반짝이는 성탄 트리와 거.. 나의 창작시 2017.12.22
기도(祈禱) 기도(祈禱) 마음으로 주님을 기뻐하며 내 영혼이 주를 큰 음성으로 찬양하나이다. 비천한 자들을 돌아보시고 교만한 자들을 흩으시는 주여 주님을 두려워하고 경외하는 자들에게 만세에 복을 내리시옵소서. 그 큰 팔로 날마다 끌어안으시고 강한 능력으로 힘 있게 이끄사 주의 백성들이 .. 나의 창작시 2017.12.15
새의 가르침 새의 가르침 빈궁한 새들이 한 겨울 숲에서 근심하나 없이 재잘거리며 논다. 붉은 정강이에 경련이 일어도 눈을 밟는 표정이 마냥 행복하다. 욕심을 버리면 마음은 깃털이 되고 염려를 맡기면 영혼은 자유롭다. 현실은 차가와도 가슴은 따뜻하고 주변은 삭막해도 전혀 슬프지 않다. 삶의 .. 나의 창작시 2017.12.14
자유로에서 자유로에서 갈대가 바람에 일렁이는 자유로 하구에 저녁녘 붉은 노을이 강과 하늘이 하나가 된다. 지친 몸을 차에 싣고 길을 따라 달리는 차창 너머 장엄한 풍경에 순간 피곤을 잊는다. 소리 없이 흘러와 고향에 다다른 강물을 어루만지는 노을이 자애로운 손길로 다가온다. 노을에 따스.. 나의 창작시 2017.12.01
겨울 哀歌 겨울 哀歌 한 겨울은 응달을 찾아 낮은 포복으로 기어오지만 오늘은 가슴 한 복판으로 당당하게 걸어 들어온다. 아주 차가운 공기는 텅 빈 허파에 냉기를 채우고 뜨겁게 뛰던 심장을 급속히 얼어붙게 한다. 두꺼운 솜옷을 껴입어도 사랑은 점점 식어만 가고 별보다 아름다운 이름은 찬바.. 나의 창작시 2017.11.24
마지막 잎새 마지막 잎 새 마지막 잎사귀마저 힘없이 떨어져 버린 텅 빈 나뭇가지에는 새들도 쓸쓸하여 떠났다. 마지막 여객기가 김포 공항을 이륙할 때 희뿌연 가로등 불빛에 텅 빈 공원도 처연하다. 지난 봄 이팝나무 꽃그늘에 소슬바람도 쉬어가고 다섯 손가락 가을 단풍잎은 옷 솔기를 잡아끌었.. 나의 창작시 2017.11.21
당신께 감사 당신께 감사 반달이 구름을 헤집고 희미한 별빛을 따라 긴 산등성을 넘고 있을 때 문득 당신이 생각납니다. 아홉 살이 고갯길을 넘을 때 가슴위로 찬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앞길을 막아도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며 걸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이 쏟아져 노량진 길 위에서 헤맬 때에도 우리.. 나의 창작시 2017.11.18
지는 해 저녁 해 서산으로 해가 넘을 때면 산천은 깊은 묵념에 잠긴다. 온 종일 거저 받는 빛의 수혜에 감사하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종횡하던 이족 직립보행자들마저 석양의 붉은 노을을 보며 갑자기 숙연해 진다. 저편에서 이편까지 변화무쌍한 여정을 끝내고 황홀한 색깔로 사라지는 뒷모습은 .. 나의 창작시 2017.11.12
단풍잎의 여행 단풍잎의 여행 나뭇가지에 매달려 자유를 잃었던 단풍잎이 힘없이 강물에 떨어진다. 이름 모를 나뭇잎은 한 척의 배가 되어어 디론가 떠내려간다. 끝이 어딘지 모르나 꿈만 같은 유희가 견디어 온 삶을 위로한다. 큰 바위에 부딪쳐 차가운 강물에 가라앉더라도 얽매이지 않은 순간이 행복하다. 2017.11.10 나의 창작시 2017.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