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감나무 도시 울타리 아래서 자란 작은 감나무 한 그루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높은 담을 뛰어넘었다. 흙이라곤 없는 시멘트 냄새만 자욱한 옹색한 한 뼘 땅에서 뻗어가는 생명력이 경이롭다. 어느 날 미화원이 날카로운 톱을 들이대고 인정사정도 없이 벨지라도 하나도 두렵지 않다. 산다.. 나의 창작시 2017.06.23
무정한 고향 무정한 고향 쉬땅나무 꽃이 솜처럼 포근한 개울가 길을 따라 걷노라면 빛바랜 영화화면 같은 추억이 쉴 새 없이 머릿속에서 어른거린다. 봇도랑 머리에 줄지어 서서 노란 그리움을 토해내던 달맞이꽃과 수줍은 소녀의 웃음 같은 자주 빛 야생화가 그토록 반가워하던 길 싱겁게 자란 옥수.. 나의 창작시 2017.06.17
(축시)열정 (축시)열정 성만교회 임직에 붙여 시인/박인걸 목사 가버나움 가시밭길을 헤집고 걸어가는 맑은 눈빛의 저 사내가 그대 눈에 보이는가. 디베랴 바닷가에서 목에 굵은 핏줄을 세우고 회개를 외치는 젊은이의 천둥 같은 소리가 들리는가. 땀에 찌든 옷자락에 다가와 손을 덴 병든 여인을 깊.. 나의 창작시 2017.06.16
(축시)‘주가 쓰시겠다.’ 하라 (축시)‘주가 쓰시겠다.’ 하라 수주중앙교회 임직에 붙여 시인/박인걸 새끼 딸린 암나귀를 주가 쓰시겠다 하였더니 맘 착한 짐승 주인은 거절 않고 보내었네. 나는 내 교회를 위해 네가 반드시 필요하여 많은 사람들 중에 불렀으니 베드로처럼 따라오라. 나를 위해 가는 길은 고난이나 영.. 나의 창작시 2017.06.16
사랑의 병 사랑의 병 태아로 잉태의 시간부터 영혼 깊숙이 보균된 정체는 그대를 의식하던 날에서야 사랑 병이 었음을 깨닫는다. 가까이 있으면 행복하고 멀리 있으면 그리움으로 혼자 있는 날이면 미칠 것 같은 보고픔의 증세는 늘 심하다. 사랑하는 길 밖에는 결코 치유될 수 없는 어떤 질병보다 .. 나의 창작시 2017.06.16
당신의 정체 당신의 정체 나에게 당신은 찬란한 아침햇살이다가 정오의 빛으로 다가왔다가 석양하늘의 고운 노을이 됩니다. 당신은 어느 날 고갯길을 함께 걷는 보름달이다가 밭둑길을 따라오는 반달이다가 새벽 창문에서 지켜보는 하현달입니다. 당신은 때때로 가슴 벅차게 피는 장미꽃이다가 밤이.. 나의 창작시 2017.06.16
유월 이맘떼 유월 이맘때면 산촌 마을에는 꾀꼬리만 울고 멀리서 들려오는 산비둘기 소리가 감자밭 매는 어머니를 슬프게 합니다. 걸어 온 길이 너무나 험해 억울하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여 구슬픈 새소리에도 자꾸만 눈물을 흘립니다. 찔레꽃이 피어날 때면 어머니 가슴엔 주체할 수 없는 복받침이 .. 나의 창작시 2017.06.16
내 사랑 당신 내 사랑 당신 너무나 익숙하게 불러온 당신을 오늘은 한없이 보고 싶어요. 친숙하다 못해 한 몸 같은 당신 생각에 오늘도 잠을 뒤척입니다. 내 곁에 당신이 서 있다면 단숨에 달려가 그 품에 안겼겠지요. 그윽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두 팔을 벌렸겠지요. 농익다 못해 흐무러진 살구같.. 나의 창작시 2017.06.16
엷은 가슴 엷은 가슴 짧지 않은 세월을 살면서 녹록치 않은 시간들을 보내는 동안 넓지 않은 가슴위로 숫한 침전물들이 쌓인다. 때론 두려움에 가슴은 두근거리고 어처구니가 없어 기가 막히고 칼로 가슴을 긋는 통증으로 괴로워하며 건너 온 숫한 세월들 엷은 가슴에 대못을 박고 손가락질을 하며 .. 나의 창작시 2017.05.06
새벽기도 새벽기도 도시 하늘에 절반을 잃어버린 새벽달이 윤곽만 드러난 건물 난간에 간신히 매달려 불안하다. 피곤에 지친 한 사람이 허름한 옷을 등에 걸치고 유난히 빨간 십자가를 향해 어둔 골목길을 걷는다. 아득히 잊혀진 시골종소리가 그립지만 사람을 만나지 않은 바람이 얼굴을 스칠 때.. 나의 창작시 2017.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