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게 피는 꽃 응달진 산비탈에 햇살이 더디게 겨우 스친다.양지에 피어난 꽃 모두 질 적에찬란함도 요란함도 없이조용히 아주 조용히 꽃 한 포기 피었다. 뿌리를 감추고 시간을 삼키며돌보다 단단한 의미를 품은 채꽃은 소리 없이 피었다.일찍 핀 꽃도 아름답지만늦게 피어나 더 곱다. 대기만성의 심연 속에서끈기라는 이름의 뿌리를 키우며성취는 오랜 침묵 끝에 도착했다.늦게 핀 꽃은 선언이 아니라인내라는 이름이었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깊이이며꽃은 빛깔보다 향기로 말한다.짙게 풍기는 향기에마음은 이곳에 저절로 머물고 기억은 향기로 되살아난다.202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