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아래서 쌀밥이 복스럽게 쌓인 듯가로수마다 눈처럼 핀 새하얀 숨결거룩한 속삭임이 가지마다 매달려바람조차 조심스레 지나간다. 저토록 곱게 핀 것은 꽃이 아닌잊힌 기도요 이름 모를 눈물이다.햇살이 그 위에 하얗게 앉아영혼 하나를 씻기듯 빛을 붓는다. 저토록 흰빛은 삶을 견뎌낸 표식이며슬픔조차 경건하게 하는 침묵이다.누군가의 임종의 말처럼 맑아세상이 들으려 하지 않는 진실같다. 이팝나무꽃은 계절의 장례식이며동시에 새 생명의 축복이다.피었다는 사라지는 그 찰나에서우리는 조금씩 사람이 된다.2025,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