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그 너머 사월이 오면 산골은 어지럽다.살구꽃 진달래 불꽃처럼 피어나고버들피리 소리 냇물에 실려 흐를 때면찬바람에도 봄 향기는 뜨겁다.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냉이 씀바귀겨울을 이겨낸 생강나무 꽃잎존재감을 드러내는 노랑나비 춤사위봄은 기다림의 상처 위에 핀다. 물가에 엎드린 버들잎 사이로송사리 떼 지느러미 꿈틀이고숨결처럼 피어나는 기척들이산촌을 부드럽게 감싼다. 돌담 밑 민들레 홀씨 날리고뻐꾸기 소리 긴 골짜기 울리면하늘도 한 발 늦게 봄을 깨닫고그렇게 조용히 봄은 깊어진다. 흙냄새 가득한 저녁 마당에서나는 가끔 그리움에 젖는다.불러도 대답 없는 고향 이름을사월이 되면 더 많이 부른다.2025,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