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의 설움 그 짧은 봄이 저문 자리꽃 송이 딍굴며 진혼의 비를 맞는다.한때 월계관처럼 찬란하던그 영광도 이제는 바람의 흙발에 밟힌다.곱던 빛깔은 얼룩에 곰팡이 슬고그 향기조차 바람에 팔려 떠돈다.남은 건 텅 빈 가지의 깊은 침묵과꽂진 자리의 공허함만 맴돌 뿐이다.뿌리도 품지 못한 마지막 한 송이땅에 닿기도 전에 의미를 잃고설웁게 설웁게 울고 있다.달빛조차 등을 돌린 밤의 무릎 위에서일시적 각광(脚光)은 유리그릇 같아소슬바람에도 스스로 무너진다.꽃처럼 허무한 인생아!순간 빛나고 영원히 저무는 운명이여!노쇠는 약속이고 슬픔은 그림자라고낙화는 말없이 그 진실을 웅변한다.2025,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