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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 46

철쭉 꽃 피는 아침

철쭉꽃 피는 아침 4월 아침 햇살에철쭉이 먼저 깨어나심장 빛보다 더 뜨겁게숨 막히도록 붉게 피었다. 그 색깔은 말이 없지만한 사람의 마음처럼그 안에서 오래된 침묵이가장자리까지 붉은 숨결로 튄다. 성근 돌담에 뿌리박고늘 같은 자리에 있으면서도세상의 빛이 되기를 택한 숨결은죄가 되지 않는 현혹이다. 누군가의 시선을 멈추게 하고잠시 삶을 바라보게 한다면그렇게 피는 것도하나의 기도일지 모른다. 자신을 산불처럼 태워누군가의 눈을 열어주는 열정나는 철쭉꽃 피는 아침그 붉음 앞에 마음을 내려놓는다.2025,4,21

나의 창작시 2025.04.21

부활절 아침

부활절 아침 밝던 태양이 꺼져가던 골고다어둠이 십자가를 삼킬 때피로 쓴 구원의 복음이조용히 돌무덤에 누웠다.하지만 셋째날 돌은 밀려나고침묵 속 메아리는 일어섰다.죽음을 깨트린 승리가세상에 외치러 밖으로 나왔다. 믿음은 닫힌 돌무덤이 아닌열린 무덤을 가리키고부활은 사건이 아니라살아 있는 현재가 되었다.수난이 더는 종말이 아닌영광의 시작이 되었고절망위에 새겨진 빈 무덤은희망의 첫 열매가 되었다. 부활은 처절한 순종 속에서꽃처럼 피어나는 용기이고권력의 칼날 앞에서도다시 일어서는 영웅이다.손과 발의 남은 상처는도망이 아닌 증인이 되어십자가의 흔적 속에서도영광은 찬란히 빛난다. 세상은 여전히 어둡지만우리는 천국의 꽃을 심는다.흙에서 하늘을 노래하며눈물 속에 영생의 씨를 뿌린다.부활은 내일의 약속이며오늘 내 심장의..

신앙시 2025.04.20

모순 속에 피는 믿음

모순 속에 피는 믿음 나는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일로 가득 차 있다.하나님을 경외하며 선하게 살려는 사람은 고난에 빠지고오히려 악을 행하는 자가 형통하고 존경까지 받기도 한다.그 모순을 시편 기자들도 똑같이 고민했다.그들은 하나님을 향해 대놓고 물었다.“어찌하여 악인이 형통합니까?”나 또한 같은 질문을 품고 있다.그 질문은 단순한 궁금증이 아니라기도 중에 눈물로, 현실 속에 절망으로 녹아 있는삶의 무게에서 나온 것이다.성경은 그런 나에게 믿음을 말한다.하지만 그 믿음이 언제나 위로가 되는 건 아니다.때로는 더욱 큰 질문으로 돌아온다.성경도 사람이 썼다.물론 그 위에 하나님의 영감이 있다고 믿는다.그러나 축자영감설이든 유기영감설이든그 모든 해석은 결국 공동체가 신앙 위에서 세운 고백..

수필 2025.04.19

사월 그 너머

사월 그 너머 사월이 오면 산골은 어지럽다.살구꽃 진달래 불꽃처럼 피어나고버들피리 소리 냇물에 실려 흐를 때면찬바람에도 봄 향기는 뜨겁다.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냉이 씀바귀겨울을 이겨낸 생강나무 꽃잎존재감을 드러내는 노랑나비 춤사위봄은 기다림의 상처 위에 핀다. 물가에 엎드린 버들잎 사이로송사리 떼 지느러미 꿈틀이고숨결처럼 피어나는 기척들이산촌을 부드럽게 감싼다. 돌담 밑 민들레 홀씨 날리고뻐꾸기 소리 긴 골짜기 울리면하늘도 한 발 늦게 봄을 깨닫고그렇게 조용히 봄은 깊어진다. 흙냄새 가득한 저녁 마당에서나는 가끔 그리움에 젖는다.불러도 대답 없는 고향 이름을사월이 되면 더 많이 부른다.2025,4,18

나의 창작시 2025.04.18

오래된 그리움(2)

오래된 그리움(2) 젖내 가득한 품첫 기억은 당신이었습니다.들꽃보다 따뜻한 손길로잠을 덮던 유년의 저녁넘어져 무릎 깨진 소년이당신 무릎에서 눈물도 쉬었습니다. 말없이 건네던 밥숟가락청춘은 그것마저 모르고 컸습니다.바람 부는 삶 끝에내 어머니는 울타리였습니다.내가 아이를 안아보니당신 품이 그리움이 되었습니다. 접은 그리움 끝에서이름 없는 눈물이 피어납니다.영원히 불러야 할 이름 어머니!당신은 내 가장 오래된 봄입니다.2025,4,17

나의 창작시 2025.04.17

오래 된 그리움(1)

오래 된 그리움(1) 내 이름을 불러주시던그 목소리가 그립습니다.숨결보다 먼저 다가오던 손길봄꽃보다 먼저 피던 미소저녁밥 짓는 냄새 속에사랑을 꾹꾹 눌러 담으시던 사랑나는 대나무처럼 자라는 동안당신은 조용히 작아지셨고무심한 세월이 흐르는 동안당신의 시간은 스러졌습니다.뒤늦게 깨달은 진실은당신이 떠난 것이 아니라 내 안에 항상 남아는 것입니다.이 험한 세상을 살아보니당신의 품이 다시 살아납니다.잠든 밤 거룩한 기도처럼그리움이 내 심장을 적십니다.나의 그리운 어머니 당신은 끝나지 않는 내 첫사랑입니다.2025,4,17

나의 창작시 2025.04.17

부활, 실제인가 신화인가?(고전15:12-20)

부활, 실제인가 신화인가?(고전15:12-20) (서론)기독교의 구세주 예수가 실존 인물이 아닌 만들어진 가상 인물이라는 설이 있었습니다. 주장에 따르면, 예수는 실존 인물이 아닌 바울 혹은 신약성경으로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이며, (신약) 성경 그리고 기독교 자체가 다른 종교나 신화를 베껴온 아류 종교일 뿐이라는 주장을 해온 자들이 있습니다.해당 주장은 예수 불자설, 인도 유학설,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설, 예수의 숨겨놓은 아들이 있다는 등 온갖 반기독교적 유사역사학자들의 음모론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신화론이 퍼지게 된 원인은 기독교 및 종교와 사학에 대한 이해도 자체가 부족한 경우이고, 혹은 기독교에 대한 반감으로 기독교와 예수를 부정할 논리를 찾기 위해 받아들이는 경우입니다. 예수님 부활에 대해서도 수..

2025년 설교 2025.04.16

그 해 여름 밤

그해 여름밤 쏟아지는 별빛을 물결에 싣고밤새도록 지줄대며 흐른 냇물아반디불이 깜박이던 한여름밤불협화음에도 정겹던 풀벌레 노래소나무숲 방금 지나온 바람가슴까지 닦아내는 고마운 길손왕거미 집 짓던 처마 밑에서꿈길을 거닐던 하얀 바둑이희미한 초승달 별 숲에 갇혀밤새 노 젓다 지친 나그네산새도 깊이 잠든 검은 숲 위로더러는 길 잃은 운석의 행렬수줍어 한밤에 고개를 들고밭둑에 피어나는 달맞이꽃아적막에 잠든 고향 마을에은하수 따라 흐르던 그리움이제는 아스라한 추억 너머로꿈길에 더러 거니는 그해 여름밤.2010,7,26 **이 곡은 박인걸 작사, 이현철 작곡(그 해 여름 밤)으로 유투브에서 가곡으로 연주되므로 들을 수 있습니다.

가곡작사 2025.04.16

죽은 자의 도시여!

죽은 자의 도시여! 눈을 들어 보라.도시가 깨어 있는 듯하나 잠들었고인파는 북적이나 사람은 없도다.불빛은 꺼졌고 진리는 가려졌으며자신은 살아 있다 하나 실상은 죽었도다. 길거리마다 거짓이 외치고광장마다 이익이 왕 노릇 하며사랑은 흙 속에 묻혔고정의는 문 앞에서 추방당했도다. 윤기 나게 먹고 마시며 웃으나웃음은 조롱이 되고기쁨은 오래전에 우상이 되었으며침묵은 묵인되고 양심은 깊은 잠을 자니창문마다 영혼 없는 눈동자만 남았도다. 화 있을진저 이 도시여너는 스스로 자랑하며 뽐내지만주께서 너를 찾으실 때네가 보여줄 업적은 폐허뿐이로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외치노라.광장 어귀에 홀로 서서아니 불탄 잿더미 위에 서서 회개의 불이 다시 타오르기를죽은 자들이 다시 일어나기를 외치노라.2025,4,16

신앙시 202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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