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어떤 나무

신사/박인걸 2025. 4. 26. 06:27
  • 어떤 나무
  •  
  • 너는 왜 거기 서 있느냐고
  • 바람이 묻고 지나간다.
  • 그러나 나무는 말이 없다.
  • 오래 묵은 침묵이 뿌리이다.
  •  
  • 흙속에 천천히 들여다본
  • 빛의 뿌리들이 나무를 들어 올린다.
  • 봄에는 꽃을 여름에는 그늘을
  • 가을에는 열매를 겨울에 잠을 건넨다.
  •  
  • 흐르는 시간 속에 나무는 변한다.
  • 그러나 한 번도 떠난 적은 없다.
  • 껍질로 감춘 수천 개의 상처
  • 그 너머로 바람이 머물다 간다.
  •  
  • 나무가 지키느라 잃어버린 날들을
  •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다.
  • 그러나 나무는 괜찮다고 한다.
  • 살아온 세월이 강하게 만들었으니까.
  • 202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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