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나무 서귀포 바닷바람 맞으며먼 나무 먼 하늘 바라보며 서 있다.붉디붉은 열매 별처럼 가지마다 깃들고바다 향기 품은 초록 숨결 사이로기도처럼 햇살이 내려앉는다. 아주 먼 데서 온 사연이 하도 많아이리도 붉게 맺혔는가.낯선 발길도 고운 손길로먼 나무는 하나같이 품어 안는다. 늦가을 등에 업고 천천히 흔들리며지난여름의 노래를 기억하고먼 추억도 가까운 꿈도붉게 물든 가지에서 잠들었다. 아득한 길 끝에 닿은 먼 나무 아래누구나 마음 한 조각 내려놓고머나먼 길 떠났던 마음들도살포시 돌아와 쉬어간다.2024,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