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그리고 그리움 봄비가 오늘처럼 내리는 날에는시간은 조용히 뒤로 걷는다.기억의 시골길은 다시 젖고그 길을 맨발로 걷는 네가 보인다.내가 살던 곳 앞집 분이는늘 내 앞에서 웃었고내 옆에서 뛰어다녔지 비가 내리는 날에는작은 손에 빗방울 모으던 모습이 오늘도 유리창에 흐른다.우린 세상의 큰일보다사금파리를 모아 소꿉장난을 쳤고등하교 이십 리 길을찢어진 우산 아래 마음을 나눴지세월의 강을 여러 번 건넌 지금너의 이름은 낡은 책갈피처럼손에 닿지 않는 페지에 있고지도에서도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봄비는 잊지 못하고오늘 내 가슴 깊은 곳을 적신다.그리움은 말이 없고세월은 되돌릴 수 없지만오늘 내리는 빗방울을 바라보며너도 어딘가에서 창밖을 바라본다면우리가 흘려보낸 그 시간을조금만이라도 기억해주었으면 한다.2025,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