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 거칠게 달리던 열차의 숨결이 더디게 굴러가는 바퀴 소리처럼 잦아든다. 역무원 하나 없는 역에는 늦여름 매미 소리만 정적을 깬다. 퇴락한 농촌에는 승객마져 사라져 몇 칸 안 되는 열차는 초라하고 손님 북적이던 과거의 추억만이 낡은 계단 이끼에 고여있다. 고추잠자리 맘껏 노니는 역에는 무성한 잡초향기만 짙게 풍기고 신비탈에 자리 잡은 시골 마을이 한 폭의 그림처럼 정겹다. 어느 해 비둘기호를 타고 지나던 어렴풋한 추억을 되짚으며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옛 정취에 작은 감동이 가슴을 흔든다. 2023,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