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사꽃의 노래 봄바람은 먼 고향을 떠올린다.낡은 흙벽돌 담장 너머진홍빛 복사꽃 눈뜨는 봄날사월은 다시 처음처럼 시작된다. 피를 토하듯 붉은 꽃잎 하나가 피기까지언 발 땅에 묻은 겨울의 신음과서릿발에 입술 깨문 꽃눈의 기다림을 복사꽃은 뜨겁게 외친다. 참아 낼수록 붉게 타오르고기다릴수록 환희가 되는 순간이 오며산수유 웃음보다 조용하고진달래꽃보다 그 붉음은새벽마다 엎드리는 어머니의 기도와 같다. 마을의 정적 위로종소리처럼 번지는 핏빛 꽃잎과냉이 꽃 새하얗게 핀 밭둑에흙을 헤집고 나오는 숨소리처럼복사꽃은 그런 봄의 깊은 속살이다. 지붕마다 붉은 연기가 차오르고골목마다 짙은 눈빛의 아이들이 재잘댈 때그건 복사꽃이 아주 조용히마음껏 노래한 봄 때문일 것이다.2025,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