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기억 시간은 지난날의 기억을 좀벌레처럼 갉아먹으며 지나간다. 보릿고개 너무 높아 헐떡이며 넘던 날엔 대낮에도 어둠이 섞여 두려웠고 보랏빛 도라지 꽃망울 같던 너는 칠월의 문턱에서 그만 스러져갔다. 네가 남겨두고 간 시간을 내 작은 주머니에 옮겨 담고 미친 듯이 거친 들판을 헤집으며 네가 흘린 눈물방울 주워담았다. 올해 여름도 그해처럼 뜨겁고 네가 살던 집터에는 잡초만 몽용하다. 아직도 내 기억의 창고에는 아홉 살 소년이 박재 된 채로 서있고 해맑던 너의 웃음소리는 반딧불이와 함께 날아 다니는데 주름진 손등에는 검버섯이 피어오르고 시원하던 이마에 박힌 가시 주름에서 나에게 할당된 시간에 노란불이 켜지는 것을 느낀다. 머릿속에 가물거리는 아픈 기억을 이제는 차가운 안개 속으로 던지고 싶다. 접시꽃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