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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기억

아픈 기억 시간은 지난날의 기억을 좀벌레처럼 갉아먹으며 지나간다. 보릿고개 너무 높아 헐떡이며 넘던 날엔 대낮에도 어둠이 섞여 두려웠고 보랏빛 도라지 꽃망울 같던 너는 칠월의 문턱에서 그만 스러져갔다. 네가 남겨두고 간 시간을 내 작은 주머니에 옮겨 담고 미친 듯이 거친 들판을 헤집으며 네가 흘린 눈물방울 주워담았다. 올해 여름도 그해처럼 뜨겁고 네가 살던 집터에는 잡초만 몽용하다. 아직도 내 기억의 창고에는 아홉 살 소년이 박재 된 채로 서있고 해맑던 너의 웃음소리는 반딧불이와 함께 날아 다니는데 주름진 손등에는 검버섯이 피어오르고 시원하던 이마에 박힌 가시 주름에서 나에게 할당된 시간에 노란불이 켜지는 것을 느낀다. 머릿속에 가물거리는 아픈 기억을 이제는 차가운 안개 속으로 던지고 싶다. 접시꽃 한 ..

나의 창작시 2023.07.02

간직했던 기억

간직했던 기억 그 길을 지나갈 때면 쓸쓸히 떠나가던 네 등이 보인다. 중앙선 열차가 팔당댐을 돌아 긴 기적을 울리며 멀리 사라질 때 뇌우는 호수 위에 쏟아지고 물보라 세차게 일어나 갈대숲 물이랑처럼 너울거렸다. 건너편에 일어선 나지막한 언덕에 머리풀어헤친 안개는 길을 잃고 무질서하게 피어난 개망초 꽃 몸서리치며 고개를 저었다. 예견된 이별은 애달프게 찾아왔고 한마디 말도 없이 돌아서는 매정한 너를 붙잡지 않은 그날의 기억은 회한으로 남는다. 너의 산들빛 향기는 아직 남아있고 그윽하던 눈빛은 붉은 꽃잎처럼 빛난다. 장맛비 비틀거리며 내릴 때면 간직했던 기억을 끌어올린다. 2023,6,29

나의 창작시 2023.06.29

접시꽃 느낌

접시꽃 느낌 맴돌던 햇살이 담벼락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오후 새빨간 접시꽃 내 마음 흔들어 발걸음 멈추고 넋을 잃는다. 진심을 토해 꽃잎을 빚고 마음을 찢어 향기를 발할 때 심장보다 더 붉은 그리움이 꽃밭에 파도처럼 너울댄다. 뼈를 갈아 만든 바늘귀에 붉은 핏줄 한 아름 길게 꿰어 여름 하늘빛 보자기 위에 한땀 두땀 수놓은 빛깔 두 손 모은 기도보다 거룩한 은둔의 수녀처럼 성결한 한 번도 일술을 허락지 않은 숫처녀의 절개를 본다. 2023,6,28

나의 창작시 2023.06.28

배롱나무 꽃

배롱나무 꽃 저녁노을 질 때 붉게 피어나 하늘을 물들이는 화려한 꽃이여 그 작은 꽃송이 어우러지니 형언 못 할 풍경에 마음 뺏긴다. 바람 한 점 없는 눅눅한 저녁 꽃향기 짙어 마음 흔들고 가로등보다 더 붉게 비추니 지친 하루가 되레 고맙다. 백일 핀다고 하여 백일홍이라네. 어머니 마음보다 더 끈질기게 이억이억 홍역 발진에도 한여름 딛고 일어서는 모심이여 지난해 퍼붓던 여름 장맛비에도 수줍은 입술 꽉 깨문 채 처연한 꽃잎 수줍던 모양에 내 혼을 너에게 내주었다. 뒤뜰에 핀 꽃 나만 볼 수 없어 고운 사연 적어 너에게도 보낸다. 2023.6.27

나의 창작시 2023.06.27

다시 도전하라(수8:1-9).

다시 도전하라(수8:1-9). 『introduction』 2017년에 제작된 미국 영화 커런트 워가 있습니다. 한국에는 2019년에 개봉했습니다. 토머스 에디슨과 조지 웨스팅하우스의 전기 개발 경쟁을 그리는 영화입니다. 에디슨은 축음기, 전신기, 발전기, 백열전구 전기 등을 발명하여 상업화 한 사람입니다. 커런트 워는 전기를 지역사회에 송신할 때, 직렬방식과 교류방식을 놓고 고민하며 갈등하는 장면이 인상 깊습니다. 그는 전기철도, 가정용 영사기 등 1,093개의 발명 특허 제품을 얻었습니다. 에디슨은 실패와 성공에 관한 명언을 남겼습니다. 전구 발명을 하기 위해 9,999번의 실험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의 친구는 에디슨에게 1만 번의 실패를 되풀이할 생각이냐고 말했습니다. 그때 에디슨은 나는 실..

2023년 설교 2023.06.27

금달맞이꽃

금달맞이꽃 왠지 가여워 애잔한 꽃 시궁창 낮은 지대를 밟고 서서 한밤 홀로 피어나는 애달픔이여 더러는 야트막한 언덕에 물결치는 한 폭 수채화 담색처럼 드러나는 꽃잎 이른 새벽 새들 노랫소리에 중천에 걸린 달을 향해 일제히 드리는 무언(無言)의 기도 소리 아주 가까이 다가서면 수줍게 귓속말로 털어놓는 비밀 마음 깊이 담아 둔 연인 그리워 또 그리워 잠 못 이룬 채 비틀거리며 아침을 맞는 가련함에 깊은 연민의 정을 느낀다. 밝은 대낮이면 고개 숙이고 어스름 달빛에만 활짝 웃으며 피는 내 사랑 금 달맞이꽃이여! 2023.6.25

나의 창작시 2023.06.25

하늘로 가는 길

하늘로 가는 길 하늘의 조각들이 비로 내렸다. 숲의 잎들을 파랗게 씻고 흙속에 묻혀 잉태 된 생수는 냇물로 태어나 강물로 자랐다. 지상에 모인 하늘이 떠나온 고향이 마냥 그리워 맑은 빛깔로 굽이굽이 돌고 돌아 수평선에서 하늘과 만난다. 하늘로 오르는 길은 낮은 곳으로만 길이 열려있어 강물은 밤낮 아래로만 흘러 드디어 하늘로 돌아간다. 내 마음에 한 줄기 강물도 먼 바다를 향해 흐르지만 염려와 재리(財利)로 오염되어 하늘빛이 보이지 않는다. 내 영혼을 어디에 깊이 담그면 하늘 빛 되찾을 수 있을까. 바다에서 파도가 씻어준다면 나도 하늘로 돌아가게 되리라. 2020.5.21

나의 창작시 2023.06.24

솔로몬

솔로몬 황금의 왕관을 눌러 쓰고 상아 보좌에 높이 앉은 그 이름 솔로몬 지혜의 왕이여! 창기의 사악함을 한 눈에 간파하고 추상같은 명령으로 친모를 가려내니 명성은 자자하고 경외심 일어서니 공전절후의 명(名) 판결이요. 신적 기묘의 충격이라. 총명한 지혜는 신의 선물이었고 슬기와 명철의 영(靈)이 소년을 크게 충동하니 정의가 강물되어 흘러가고 공의가 파도처럼 출렁거린다. 삼림은 일어서서 춤을 추고 대지는 힘차게 발을 구룬다. 초필로 쓴 잠언은 영감을 일으키고 입술의 웅변은 화살 되어 미련을 불태우고 지략을 조종하니 대중이 감탄하고 신뢰함이라. 고도의 수수께끼도 단숨에 풀어내는 신기의 재주여 기도로 얻은 선물이기에 더욱 신뢰가 감이라. 당신은 다윗의 아들 여디디야 지혜로 세상을 밝게 비추라. 2023.6.23

나의 창작시 2023.06.24

카인의 분노(קָיִן)

카인의 분노 끓어오르는 분노가 폭발할 때 핏대는 정수리위에 일어서고 뜨거운 열기는 서릿발처럼 일어서니 카인의 두눈에는 불꽃이 튀네. 표범처럼 우악스럽게 곤두세운 발톱으로 가슴을 파헤치고 예리한 손톱으로 심장을 쥐어뜯을 때 하늘이 진노하여 뇌성을 쏟아붓네. 그의 분노는 칠흑같이 어두워 수만의 악마를 눈앞에 불러오고 사악의 세력에 조종당해 아우의 영혼에 천남성 가루를 뿌리네. 그의 숨결은 태풍보다 거칠고 달리는 발걸음은 죽음보다 무서워 손에서 튀어 나간 돌덩어리는 순진한 눈빛을 짓이겼네. 그가 남긴 어둠의 그림자는 오대양유대주를 겹겹이 드리우고 가엽은 아벨의 눈물은 핏빛 되어 대지를 붉게 적시네. 2023.6.22

나의 창작시 2023.06.22

밤비

밤비 아파트 창너머로 밤 비가 내리네요. 가로등 불빛이 비추는 거리에는 서로를 찾는 그림자들이 춤을 추고 비에 젖은 은행 나뭇잎 위로 굵은 빗방울이 눈물처럼 흘려내려요. 주룩주룩 내리는 빗소리가 가슴 가득히 차오를 때면 아련한 그리움도 북받쳐 오르고 사라졌던 기억도 되살아나네요. 비내리던 그해 여름 밤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그녀와 함께 밤길을 걸을 때 동그란 그의 눈동자가 또렷이 빛났지요. 밤비는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를 토란 알처럼 쏟아내고 오래전 시들은 감정까지 찾아내어 수채화처럼 그려내고 있어요. 2023,6,21

나의 창작시 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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