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광얏길

신사/박인걸 2023. 8. 18. 16:24
  • 광얏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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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도 가도 끝없는 생(生)의 광얏길
  • 의식 속에 가로놓인 이 험한 길
  • 풀 한 포기 뿌리박지 못한 돌밭에는
  • 생명의 기운마저 자취를 감춘다.
  • 내가 걸어온 사십 년 거친 길에는
  • 언제나 긴장과 두려움만 가로놓였고
  • 목마름과 갈증에 숨이 막힐 때
  • 두 다리 뻗고 하늘 향해 울부짖었다.
  • 망망한 거리에 질리고 질려
  • 흑암의 골짜기에 놀라고 또 놀라
  • 타는 가슴 타는 목마름
  • 오아시스 하나 없는 죽음의 벌판
  • 위로의 그늘 하나 없는 무자비한 땅
  • 선택을 강요당한 숙명의 세월
  • 포기와 회귀가 금지된 구간(區間)
  • 기진역진 스러진 길목에는
  • 사나운 바람만이 여윈 볼을 때린다.
  • 모멸(侮蔑)과 자학(自虐)의 시퍼런 칼날
  • 살갗을 도려내는 비명의 호읍(號泣)
  • 이제는 앙상한 학발(鶴髮)의 노인
  • 아직도 감춰진 종말의 행군!
  • 202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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