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이야기 수평선 위에 가물거리는 고깃배처럼 오래된 기억이라서 아스라하지만 흐트러진 낟알처럼 주워 담으면 영롱한 진주 목걸이처럼 출렁인다. 가꾸지 않은 소나무들이 빽빽하게 늘어선 강변 둑에는 세찬 바람이 휘몰아치는 겨울일지라도 내 발걸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얼어붙은 강물은 가끔씩 길게 울고 빛바랜 갈대는 물이랑처럼 넘실대도 눈동자가 살아있는 물새 나는 방향으로 정한 것이 없지만 늘 따라 걸었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눈송이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던 어느 날에는 내가 걸어온 발자국을 쓸어 덮어도 나는 하나도 서운하지 않았다. 그 많던 떼까치들도 깊은 숲으로 사라진 나 홀로 서 있는 거친 들판에는 차가운 고독이 상고대처럼 일어서도 우수의 강을 건너기만 하면 복수초 노란 꽃망울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도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