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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이야기
- 수평선 위에 가물거리는 고깃배처럼
- 오래된 기억이라서 아스라하지만
- 흐트러진 낟알처럼 주워 담으면
- 영롱한 진주 목걸이처럼 출렁인다.
- 가꾸지 않은 소나무들이
- 빽빽하게 늘어선 강변 둑에는
- 세찬 바람이 휘몰아치는 겨울일지라도
- 내 발걸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 얼어붙은 강물은 가끔씩 길게 울고
- 빛바랜 갈대는 물이랑처럼 넘실대도
- 눈동자가 살아있는 물새 나는 방향으로
- 정한 것이 없지만 늘 따라 걸었다.
-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눈송이들이
- 폭포수처럼 쏟아지던 어느 날에는
- 내가 걸어온 발자국을 쓸어 덮어도
- 나는 하나도 서운하지 않았다.
- 그 많던 떼까치들도 깊은 숲으로 사라진
- 나 홀로 서 있는 거친 들판에는
- 차가운 고독이 상고대처럼 일어서도
- 우수의 강을 건너기만 하면
- 복수초 노란 꽃망울이 기다리고 있었다.
- 아직도 그 따뜻했던 봄을 그리워한다.
- 20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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