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달맞이꽃 왠지 가여워 애잔한 꽃 시궁창 낮은 지대를 밟고 서서 한밤 홀로 피어나는 애달픔이여 더러는 야트막한 언덕에 물결치는 한 폭 수채화 담색처럼 드러나는 꽃잎 이른 새벽 새들 노랫소리에 중천에 걸린 달을 향해 일제히 드리는 무언(無言)의 기도 소리 아주 가까이 다가서면 수줍게 귓속말로 털어놓는 비밀 마음 깊이 담아 둔 연인 그리워 또 그리워 잠 못 이룬 채 비틀거리며 아침을 맞는 가련함에 깊은 연민의 정을 느낀다. 밝은 대낮이면 고개 숙이고 어스름 달빛에만 활짝 웃으며 피는 내 사랑 금 달맞이꽃이여! 2023.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