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밤비

신사/박인걸 2023. 6. 21. 17:03
  • 밤비
  •  
  • 아파트 창너머로 밤 비가 내리네요.
  • 가로등 불빛이 비추는 거리에는
  • 서로를 찾는 그림자들이 춤을 추고
  • 비에 젖은 은행 나뭇잎 위로
  • 굵은 빗방울이 눈물처럼 흘려내려요.
  • 주룩주룩 내리는 빗소리가
  • 가슴 가득히 차오를 때면
  • 아련한 그리움도 북받쳐 오르고
  • 사라졌던 기억도 되살아나네요.
  • 비내리던 그해 여름 밤
  •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 그녀와 함께 밤길을 걸을 때
  • 동그란 그의 눈동자가 또렷이 빛났지요.
  • 밤비는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를
  • 토란 알처럼 쏟아내고
  • 오래전 시들은 감정까지 찾아내어
  • 수채화처럼 그려내고 있어요.
  • 202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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