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던 날 봄비 내리던 날 무엇이 서러워 봄 하늘은 그토록 자주 눈물을 쏟아내고 있는가. 가슴속에 쌓인 아픔이 풀 수 없는 응어리가 되어 서럽게 울고 있는가. 슬프게 내리는 봄비는 가슴속에 오래도록 묻어둔 그리움을 덧나게 하고 아무 말 없이 손을 잡고 가슴까지 흠뻑 비에 젖으며 정답게 걷.. 나의 창작시 2018.03.19
고독한 새 고독한 새 황사 자욱한 계절 산천을 떠돌다 숲도 잠 못 이루는 밤에 홀로 쭈그린 나그네 달빛도 구름에 가린 가슴으로 내려앉는 적막 고독은 가슴을 찢고 바람은 위로가 못된다. 곤한 밤 어설픈 꿈속에 끝없이 방황한 미로 아침이 온다 해도 여전히 날개는 천근이다. 온 종일 힘겹게 날아.. 나의 창작시 2018.03.18
고로쇠 수액 고로쇠 수액 가을이면 단풍잎 곱게 산을 온통 불태우는 고로쇠나무가 이른 봄날 고운 꿈을 꾸더니 갑자기 드릴로 허리를 뚫려 수액(水液)을 강탈당하는 고통을 겪는다. 먼 조상 적부터 외롭지만 고결하게 고로(孤露)쇠 나무로 살아 왔더니 잔인한 직립보행자들의 탐욕에 고로(苦勞)쇠 나.. 나의 창작시 2018.03.16
봄비는 봄비는 봄비는 그때처럼 슬픈 눈물로 내린다. 아직 잊지 못해 잠 못 이루는 어떤 사내의 가슴위로 내린다. 바싹 마른 입술이 멀리 가버린 그대 이름을 부르다. 새까맣게 타버린 가슴 위로 먹물 되어 흘러내린다. 촉촉이 내리는 봄비는 물 오른 가지를 윤기 나게 하고 꽃망울을 곱게 터트려.. 나의 창작시 2018.03.15
나 돌아가리라 나 돌아가리라 아구스티누스의 참회록에 울고 앗시시의 프란시스가 걸어간 길을 걸으며 베데딕드 수도사의 규율을 흠모했다. 옷을 벗어 헐벗은 자들에게 주며 싸매지 못해 곪아터진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가난한 얼굴로 배고픔을 견디며 동굴에 사는 짐승처럼 엉성한 둥지에 사는 새처.. 나의 창작시 2018.03.12
고리울 사람들 고리울 사람들 다닥다닥 붙은 낡은 빌라들이 성냥갑 쌓아놓듯 즐비한 길거리 일방통행 골목길에는 차와 사람이 뒤섞여 혼잡하다. 김포 활주로를 이륙한 비행기는 굉음을 뿜어 신경이 곤두서고 온종일 달리는 사나운 차들의 검은 매연에 진저리가 난다. 실성한 여자 머리칼처럼 전선줄 전.. 나의 창작시 2018.03.10
봄 눈 봄 눈 봄눈이 조용히 내린다. 질퍽한 길 위에 내린다. 입속에서 솜사탕 녹듯이 달콤함만 남기고 사라진다. 머물지 않을 것이면 처음부터 비로 내릴 것이지 꿈속에 만났던 여인처럼 긴 아쉬움만 남기고 사라지는가. 아름답고 순수할수록 언제나 신속히 없어지고 행복 또한 이렇게 한 순간.. 나의 창작시 2018.03.09
집 앞 전봇대 집 앞 전봇대 지난밤도 오직 홀로 고독을 되 뇌이며 차렷 자세로 긴 밤을 지새웠다. 전선의 병사가 전방을 좌시하며 거총자세로 서서 아침을 맞듯 숭고하다. 지독한 한파에도 외눈 크게 부릅뜨고 비오는 봄밤에도 우산 없이 앞을 밝힌다. 길고양이 배설물과 어느 수캐의 배뇨에도 아랑곳 .. 나의 창작시 2018.03.08
수선화 수선화 나는 너를 처음 발견했을 때 내 가슴에 옮겨 심었고 아무도 캐가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쌓아 올렸다. 고결한 꽃망울이 입을 열고 빳빳한 자존심이 고개를 들어 신비한 꽃잎이 활짝 웃을 때 나는 황홀하여 실신하는 줄 알았다. 메마른 가슴에는 생기가 돌고 잠자던 의식은 눈을 떴다.. 나의 창작시 2018.03.07
봄비 봄비 겨울과 봄이 반반 섞인 삼월 초엽의 저녁녘 눈과 비가 반반 섞여 계절의 경계가 모호하지만 눈이 비에 녹는 현상은 봄의 세력이 우세하여 얼어붙은 드넓은 대지에 희망의 푸른 싹을 예고한다. 지난겨울 혹독한 추위에 봄이 그토록 기다려지더니 조용히 내리는 봄비는 언 가슴을 따.. 나의 창작시 2018.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