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집 앞 전봇대

신사/박인걸 2018. 3. 8. 16:06


집 앞 전봇대

 

지난밤도 오직 홀로

고독을 되 뇌이며

차렷 자세로

긴 밤을 지새웠다.

 

전선의 병사가

전방을 좌시하며

거총자세로 서서

아침을 맞듯 숭고하다.

 

지독한 한파에도

외눈 크게 부릅뜨고

비오는 봄밤에도

우산 없이 앞을 밝힌다.

 

길고양이 배설물과

어느 수캐의 배뇨에도

아랑곳 않고 서 있는

그 복심(腹心)에 감동한다.

20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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