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巡禮)의 길③ 기행시
풍랑(風浪)이는 이오니아해는
열여섯 시간동안 우리를 괴롭혔고
뱃길을 선택한 동양(東洋)길손들은
아침이 밝았을 때 휘청거렸다.
단숨에 달려온 폼페이는
정오 햇살이 반갑게 맞아주었고
하룻밤에 최후(最後)를 맞은 도시는
죽은 망령(亡靈)들이 우는 듯 했다.
베수비오 화산(火山)폭발로
잿더미가 돼버린 도시(都市)에는
이천 년 전 화려한 문화가 눈길을 끌고
거대한 유물에서 인생무상을 본다.
바울의 참수(斬首) 돌기둥은
순례자의 가슴을 송곳으로 찔렀고
달려갈 길을 다 가고 믿음을 지킨
사도(使徒)의 기백(氣魄)에 감탄한다.
콜로세움, 대전차 경기장, 바디칸 시국
베드로성당,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고
순례자를 태운 차창 밖 세상은
누적(累積)된 역사의 위대한 유물이다.
사람은 가도 유적(遺蹟)은 남아
후세(後世)에 자부심(自負心)을 주는데
우리들 선조(先祖)와 비교되니
마음이 허탈(虛脫)해 진다.
예수는 없고 흔적만 남아 아쉬웠어도
그의 정신이 범벅이 된 문화에서
크나큰 전율(戰慄)을 느끼며
항공기에 몸을 얹은 우리는 한국으로 간다.
20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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