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야기 맨 발로 언 땅을 딛던 종달새가 파란 풀잎을 물고 꽃송이에 몸을 비빈다. 어느 봄날 발을 헛디뎌 깊은 수렁에 빠져 헤쳐 나오려 허우적거리다 목련 꽃 잎처럼 떨어져 가버린 당신의 애처로운 눈빛 같은 아지랑이가 어른거린다. 태산도 짓누를 빚더미에 경추를 눌려 사족이 묶인 채 어느 골짜기에 주저앉아 유배 자처럼 제한되었던 생애마저 무참하게 짓밟혔던 그 잔인한 기억에도 뿌연 연무를 일으키며 봄은 왔다. 할미꽃 무덤가에서 딸네 집을 굽어보고 살구꽃 곱장소(沼)굽어보며 피던 날 아리랑 구슬픈 가락 산 메아리에 태워 어느 하늘 너머로 날려 보내시며 하루하루를 버거운 빚짐을 벗어버리려 날선 도끼로 세월을 쪼개시던 당신의 일그러진 손마디를 나는 보았다. 자신의 꿈을 전당포에 맞기고 오로지 아르파공(Ha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