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님아 내 님아 모진 겨울이 가고 동백꽃 붉게 피는데 아직도 내 님은 소식이 없고 꿈속에서만 가끔 만날 뿐이네. 산수유 산 매화 진달래 피어나거든 그 때 걷던 그 꽃길 함께 걷고 싶네. 내 님아 날 잊지 말고 달려와 줘요. 먼 산에 눈 녹고 노란 복수초 필 때면 그리운 님 소식 듣고 싶은데 야속한.. 나의 창작시 2020.02.27
봄 비 오던 날 봄비 오던 날 그리운 이 더욱 그리우라고 처연(凄然)한 봄비가 하염없이 가슴으로 내립니다. 그토록 혹독한 겨울에 가슴 뿌리까지 얼어붙었더니 이른 봄비에 멍울이 녹아내립니다. 이처럼 봄비가 내리면 마음은 힘없이 허물어지고 묻었던 그리움은 다시 피어오릅니다. 이제 곧 고운 꽃들.. 나의 창작시 2020.02.25
비도(非道) 비도(非道) 나는 네가 걸어가는 길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너는 자신이 걷는 길을 모르더구나. 네가 걸어가는 그 길을 많은 사람이 걷다 실족(失足)했기에 그 길을 가지 말아야 한다고. 나는 그토록 애원하며 말렸건만 너는 내 말을 가볍게 여겨 고집부리더니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그 길.. 나의 창작시 2020.02.24
아 코로나 바이러스여! 아 코로나 바이러스여! 발자국 소리도 없이 국경도 없이 휘젓고 다니며 사람들의 넋을 빼앗아가는 무섭고 두려운 죽음의 사자여! 인간들의 탐욕을 벌주는 신(神)의 심판자이냐? 억울하게 죽은 어느 원혼이냐? 세상을 훼방 놓는 악귀더냐? 하필이면 사람의 폐를 공격하여 염증 발열로 숨통.. 나의 창작시 2020.02.23
봄이 오는 숲 봄이 오는 숲 겨울옷을 벗는 숲에는 햇볕에 순해 진 봄바람이 가지 끝에 붙어 잠자는 꽃눈을 사랑스레 어루만지고 산새들 노래 간혹 들리는 낮은 언덕 양지쪽에는 샘처럼 솟아오르는 안온함이 얼었던 내 마음을 녹여준다. 눈 속에 발목을 잠근 채 모진 추위를 의지로 이겨내고 잎을 틔우.. 나의 창작시 2020.02.22
이른 봄 이른 봄 경칩으로 가는 길목에는 차가운 바람도 비켜섰고 꽃망울을 어루만지는 햇살이 산수유가지에 앉아있다. 양지쪽 낮은 언덕에는 어떤 새싹들이 고개를 내밀고 움츠렸던 참새 떼들은 봄이 온다며 왁자지껄하다. 며칠 전 내린 이른 봄비에 나무마다 윤기가 돌고 거칠기만 하던 넓은 .. 나의 창작시 2020.02.21
행복(幸福) 행복(幸福) 한 달 일한 수고비를 손에 쥐었을 때 가슴 속으로부터 뿌듯했네라. 아내와 분위기 있는 찻집에 앉아 따끈한 커피를 마시며 깊이 있는 대화를 할 때 만족했네라. 생일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 몇 송이를 받았을 때 흡족했네라. 이른 아침 멀리 사는 벗으로부터 고운 시구(詩句).. 나의 창작시 2020.02.19
눈이 내리네 눈이 내리네. 잔인한 바람이 광야를 스치고 무정한 태양은 허공을 헛돌았습니다. 차가운 수은주는 사슬에 매여 파스칼호로 돌아갈 꿈을 접었습니다. 눈 내리지 않는 긴 겨울은 아라비아 사막 길 보다 더 지루했고 미세먼지 자욱한 도시는 캄신바람 가득한 이집트 광야였습니다. 지루한 땅.. 나의 창작시 2020.02.18
봄바람 봄바람 포근한 바람이 귓불을 보듬네. 산 새 들새들 봄을 노래하네. 나뭇가지 끝에 앉아 그 때 듣던 그 노래를 읊조리네. 고향 앞산은 진달래가 붉게 물들이고 비탈 밭 풀 섶에는 진한 살구꽃이 필거고 샛노란 생강나무 꽃은 질매재 무리지어 곱게 피겠지 노란 꽃 따지 풀 파도 칠거고 연두.. 나의 창작시 2020.02.16
봄은 온다 봄은 온다. 시인/박인걸 태양은 겨울의 꺼풀을 하나 씩 벗기고 봄의 속살을 조금씩 열어 보인다. 그동안 깊게 잠가 두었던 얼음장도 햇살 앞에서 빗장을 열고 있다. 나는 혹독한 역경(逆境)에 둘러싸여 발을 구를 뿐 퇴로는 없었고 퍼붓는 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따스한 영토를 기대할 뿐.. 나의 창작시 2020.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