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運命) 삼림의 나무를 보면 운명이 보인다.모양은 달라도 흙에서 태어나서로가 뒤엉켜 뿌리 깊이 맞닿았다.일제히 일어섰지만스스로 떠날 수 없는 가혹함에스러지는 그 날까지 한곳에 묶여 산다. 나무라는 이름은 같지만결코, 같은 길을 가지지 않는다.옥토에 자리 잡은 행운목과박토에 뿌리내린 불행 목의 운명모진 비바람에 졸아드는 산등성의 잡목삼림도 똑같은 인간 세상이다. 어떤 나무는 기울어지고또 다른 나무는 속이 썪었다.그러나 그들 모두는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간다.뇌성벽력과 북풍한설에도각각의 고통을 가슴 깊이 간직한 채바람에 흔들리면서 살아간다. 사람도 삼림의 나무들처럼내일의 행불행이 비밀에 싸여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내일 운명은 하늘에 맞기고그 자리에 서서 흔들리며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