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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데믹(대재앙)
안전 안내 문자에 신경이 곤두선다.
코로나 확진자 4명, 스마트폰 메시지를 열면
서울시청, 화곡, 인천, 부천, 계양,
중앙재난 안전 대책본부 문자가 튀어나온다.
진달래 개나리 목련이 곱게 피지만
꽃향기마저 비말(飛沫)일까 겁이 난다.
마스크를 걸치고 왕래하는 사람들이
공포영화에서 만난 유령 같다.
오랜 만에 찾아온 아들 가족 앞에서도
나는 순간 이브의 세 얼굴이 된다.
판데믹이란 용어를 단어장에서 읽었다.
묵시록에서 경고하는 종말이 온 기분이다.
확진자 60만명, 사망자 3만명,
발을 구르는 통곡소리가 대기권에도 들리겠다.
보이지 않는 비세포성 생물이
그동안 맞섰던 강적보다 더 강하다.
석 달 째 지루한 혈투(血鬪)에 이제 지쳐간다.
휴전 없는 장기전에 인간이 질지 모른다.
방안에서 나가기가 겁난다.
20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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