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바람 미친바람이 길을 잃었다.낡은 지붕 위에 앉아 울부짖다.전깃줄에 걸려 비명을 지르더니검은 도시를 맴돌다 잠시 사라졌다.병든 땅에서 일어난 바람은사납기가 그지없어 막무가내다.첨탑에 앉아 기도하던 나를 위협하고십자가 위에서 미친 듯이 춤을 추었다.성스러운 촛불을 함부로 끄고기도소리를 휘감아 창밖으로 던졌다.거룩한 성화에 흙을 뿌리더니성수마져 더럽히며 표호했다.바람도 길이 막히면 미쳐 날뛰고벼랑 끝에 선 사람은 분노를 토해낸다.눈물조차 말라버린 메마른 가슴은세상을 향해 두 주먹을 치켜든다.사람아, 무엇이 너를 분노하게 했느냐?너의 절망을 바람은 알리라.억울한 울음을 이 어둠이 듣고 있으니너는 그래도 기다려야 하리라.2025,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