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 봄볕에 만개한 벚꽃 송이가 살랑대는 봄바람에 춤을 추며 짙은 꽃 향을 발산할 때 나는 가던 발걸음 잠시 멈춘다. 꽃송이처럼 피어나던 젊은 시절의 영롱한 나의 꿈이 물감처럼 진하게 번져나가며 온 세상을 점령할 듯하였는데 한잎 두잎 떨어져 내린 꽃잎처럼 시들시들 뒤안길에 묻히고 잎만 무성한 나무처럼 열매 하나 없는 내 모습을 본다. 꽃과 향기는 일순간에 지나가고 칭송과 자랑은 잠시일 뿐 아무도 눈길 주지 않을 꽃나무는 며칠 영화에 취한 것같아 안타깝다. 202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