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비 오는 아침
- 소리없이 내리는 봄비에
- 갓 피어난 매화꽃이 움츠리고
- 뾰족하게 내미는 옥잠화 새싹이
- 간지럽지만 꾹 참고 있다.
- 든든히 뿌리내는 나무들은
- 양팔 치켜들고 봄비를 환영하고
- 깃털을 털며 모이를 찾는 비둘기는
- 빗물에 갈한 목을 축인다.
- 우산을 쓴 사람들은
- 어디론가 부지런히 걷지만
- 지루했던 겨울을 멀리 밀어낸
- 봄비에 하나같이 표정이 밝다.
- 비를 맞으며 좁을 길을 걸을 때면
- 두근두근 마음은 설레고
- 겨우내 묵은 체증은 사라지고
- 마음 밑변에서 새싹이 돋는다.
- 202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