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의 밤
- 낯익은 도시에
- 저녁노을 사라진 뒤
- 어둠은 서서히 장막처럼 쏟아지고
- 일렬로 선 가로등이
- 저녁별처럼 빛날 때면
- 시간에 쫓기는 자동차 물결과
- 어디론가 달려가는 발걸음 소리
- 각각 다르게 다가오는 빌딩마다
-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숨어있고
- 꺼지지 않는 창문 안에서는
-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궁금하다.
- 도시의 밤 풍경은
- 매번 다르게 다가오지만
- 휘황한 조명이 사방으로 쏟아질 때면
- 신들의 정원보다 더 아름답다.
- 차창으로 지나가는 마천루는
- 경외심마저 자아내고
- 인간의 욕망이 배제된 바벨탑은
- 신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예술이다.
- 어쩌다 나선 밤길에서
- 아름다운 도시에 홀딱 반한다.
- 2023.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