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꽃의 영혼

신사/박인걸 2023. 3. 15. 02:56
  • 꽃의 영혼
  •  
  • 얼음 바람이 부는데
  • 올해도 꽃은 작년처럼 핀다.
  • 설연화 눈을 헤치고 피더니
  • 노로귀 하늘거리며 얼굴을 내민다.
  • 납월홍매, 유채, 생강나무, 산수유가
  • 앞다투어 일제히 피어난다.
  • 제각기 색깔과 향을 뿜어대며
  • 찬 바람에도 피어나는 꽃을 보면
  • 우주 어디에 잠자고 있던 고운 림보들이
  • 시간에 맞춰 튀어나오는 느낌이다.
  • 한겨울 죽음에 눌렸던 세상을
  • 감당하기 힘든 새 생명의 빛으로
  • 폭죽처럼 피어오를 때
  • 겨우내 멎었던 심장이 다시 뛴다.
  • 이제 곧 새 세상이 열리고
  • 이전에 경험했던 장엄함이 펼쳐지면
  • 산에는 노루와 산양이 풀을뜯고
  • 들에는 억조창생들이 초록을 이루며
  • 봄새들 지치지 않는 날갯짓으로
  • 마음껏 노닐며 자유를 누릴 것이다.
  • 꽃의 영혼은 나의 영혼을 일깨우며
  • 향기 진동하는 동산으로
  • 아주 힘있게 끌어당기고 있다.
  • 202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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