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그 사람 겨자 꽃이 노랗게 웃는 갈릴리의 마을을 걸을 때 허름한 옷을 입은 그 사람이 우렁차게 외치던 음성이 호수바람을 타고 내 귓가에 길게 울린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고즈넉한 여리고에 요단강 물소리가 여울질 때 허겁지겁 달려오며 애답게 호소하던 바디메오를 .. 나의 창작시 2016.07.01
꿈 꾸는 병 꿈꾸는 병 눈만 감으면 꿈을 꾼다. 아니 눈을 뜨고도 꿈을 꾼다. 몸속에 잠복 된 꿈 바이러스가 시도 때도 없이 설레게 한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거친 비탈길을 걷는 한 사람 이제는 지칠 만도 한데 꿈을 향해 부지런히 걷고 있다. 언젠가 거친 광야를 걸어 올 때도 광풍 이는 바다를 건너 .. 나의 창작시 2016.06.18
한 그루 무화과 나무(축시)(설립 30주년 기념) 한 그루 무화과 나무 콩 꽃이 수줍게 피어나는 꼬불꼬불한 밭길을 따라 더러는 달맞이꽃이 노랗게 웃던 정겨운 고리울 마을에 작은 묘목으로 시작한 교회 30년 세월이 흘러 한그루 우람한 무화과나무로 마을 중심에 우뚝 섰으니 바람이 심하게 불던 밤이면 뿌리는 더욱 깊게 뻗었고 온 땅.. 나의 창작시 2016.06.11
유월의 숲 유월의 숲 젊고 젊은 나무들이 동해보다 더 푸르게 출렁이며 산 정상까지 파도치며 치톤피드를 분무한다. 시련을 겪지 않은 잎들이 어린 소녀만큼 풋풋하고 뻗어 오르는 순들은 소년의 꿈만큼 순수하다. 강물 같은 평화가 가는 물소리와 함께 흐르고 아침 같은 고요가 모든 염려를 잠재.. 나의 창작시 2016.06.02
초여름 숲 초여름 숲 여린 떡갈나무 잎이 미풍에 하늘거리고 이름 모를 잡초들 짙은 향을 쏟아내는 초여름 숲에 누우면 몸은 구름 위로 뜨고 마음은 무아(無我)의 원(原)인간으로 돌아간다. 신(神)은 인간을 숲에서 빚었으리. 보드란 흙에 풀잎 향을 섞었으리. 이곳에만 오면 누구나 순한 양이 되는 .. 나의 창작시 2016.05.21
어머니 어머니 당신과 나는 누가 맺어준 인연이기에 죽어서도 지지 않는 사랑의 꽃이여! 영혼 깊은 곳에 피어있는 사철 싱싱한 한 송이 꽃으로 하늘이 맑은 날이면 화사한 색깔로 가슴 구석구석을 물들이고 마음이 어두운 날이면 두 손 모아 깊은 기도를 올리고 슬픔을 못 이겨 눈물이 흐를 때면.. 나의 창작시 2016.05.07
길을 걸으며 길을 걸으며 누구나 걷고 싶어 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가야하니까 걷는 것이다. 누구나 가고 깊어 가는 것만도 아니다. 억지로라도 가야할 때가 있어서 간다. 되돌아서고 싶은 길이지만 그러기에 너무 멀리 와 있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다른 길이 없기에 가야만 한다. 때론 너무 .. 나의 창작시 2016.04.22
진달래 꽃 진달래 꽃 진달래 꽃 피는데 진달래 꽃 지는데 당신은 어찌하여 아직도 소식이 없나요. 양 떼 구름 떠가고 뭉게구름 왔다가 꽃구름도 가는데 당신은 왜 안 오시나요. 오늘은 오시려나 내일은 오시려나 눈시울 붉히면서 지금껏 기다렸건만 목련 꽃 떨어지고 벚꽃 흩어지며 진달래마저 지.. 나의 창작시 2016.04.16
날 사랑 하느냐 희뿌연 안개로 아침 호수는 희미한데 주인 잃은 베드로가 철썩거리며 그물을 던진다. 삼년이나 손을 놔 서 고기잡이는 어설프고 주인 잃은 얼굴에 시름이 가득하다. 빈 배, 빈 그물 텅 빈 마음 허무한데 멀리서 손짓하는 나그네는 주님 아니던가. 화끈거리는 양 볼 차마 고개를 못 들 때 .. 나의 창작시 2016.04.08
주님의 부활 주님의 부활 지존자의 사랑에는 죽음의 권세도 두 손을 들고 수의를 묶은 끈도 명주실처럼 끊겼다네. 육중한 바위문도 공깃돌처럼 굴러가니 이틀 밤을 지낸 주님이 셋째 날 새벽 걸어 나오셨네. 선악과로 온 저주는 그날 새벽에 영원히 풀리고 원죄의 덫에 걸린 자들이 사냥꾼의 올무에.. 나의 창작시 2016.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