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나무의 사랑 등나무 푸르게 감기고, 칡넝쿨 어지러이 뒤엉켜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를 감싼다.햇살에 웃고, 비바람에 울며두 몸이지만 한 몸으로 살아간다.너의 숨결 따라 내 뿌리가 흔들리고내 상처로 인해 너의 줄기가 휘어진다.닿고 싶은 마음은 줄기가 되어끝끝내 서로를 향해 뻗어만 간다.오랜 세월에 갈라진 껍질 속으로단단한 매듭처럼 사랑도 깊어가고어디가 너이고 어디가 나인지헷갈릴수록 우리는 진짜 하나다.끊으려 해도 끊어지지 않는애증마저 안고 가는 이 운명서로를 옭아맨 게 아니라서로를 지탱한 것임을 이제야 안다.2025, 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