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소멸 일제히 혹은 순차적으로 피는 꽃은오래전 약속처럼 다가왔고햇빛은 등을 쓸어주었지만그것은 찰나였다. 꽃은 내 곁에 잠시 머물 뿐이었고화사한 순간의 무게는너무나 짧기에 한없이 무거웠고그토록 아름다움은소멸을 예고했기에 슬펐다. 비슷하지만 저마다 다른 얼굴로 피어나어느 날 힘없이 낙화할 때향기는 더 멀리 사라져 버리고아무 데나 뒹굴어도 항변하지 않으며결국, 같은 흙으로 돌아간다. 꽃의 소멸에서 문득인간의 하루가 떠오른다.찬란의 순간을 꿈꾸지만시간의 바람에 부서지는 꽃과 같아우리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허공의 메아리일 뿐이다. 피고 지고 다시 피어나지만그것은 순간의 역할일 뿐사라져야 하는 운명이어서 슬프다.그 짧음 속에 한 점의 빛을 품었다면그 자체만으로 충분하리라.202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