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뻐꾹새 울던 날 뻐꾹새 울던 날 밭고랑에 앉은가엾은 어머니 호미자루 손 끝에 닳고낡은 베적삼 자락에 눈물을 닦을 때봄볕도 서러워 어머니 등을 쓰다듬었다. 가슴 한켠에 울던 뻐꾹새 울음은묵은 장아찌처럼 배인 그리움햇살에도 바래지 않던 어머니 숨결은맷돌처럼 돌고 돌던 시절의 허기였다. 고향은 언제나 뒤돌아보는 길목에 있고어머니는 그 길 끝에 바람이셨다.산새 소리에 하루는 슬프게 저물고내 어린 날은 냇물처럼 흘렀다. 고단한 고무신 마루 끝에 놓이고찢긴 달력은 아직도 오월을 가리키지만그 울음소리 따라 논두렁을 건너면아직도 어머니는 굴뚝 연기 속에 계신다.2025,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