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봄 비 내리고
또 다시 봄 비 내리고 엊그제 내린 봄비가 또 내린다.젖은 들판에 잊힌 숨결이 되살아나고젖은 창문 너머로 흐릿한 세상이기억의 골목을 적시며 말을 건넨다.귓가엔 빗소리 가슴엔 너의 그리운 숨결잊은 줄 알았던 네 모습도 떠오른다.빛바랜 편지처럼 조심스레 펼쳐지는그날의 눈빛과 고운 향기가 밀물처럼 가슴 위로 밀려온다.비 내리는 먼 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나뭇가지 끝에 방울져 떨어지는 고요에시간도 흠뻑 젖어가고내 안의 넓은 빈자리에는비에 젖은 우리의 추억이 다가와 앉는다.이렇게 비가 다시 내리면무너지던 마음이 다시 숨을 쉬고끝난 줄 알았던 모든 시작이이처럼 부드럽게 다시 돌아온다.2025,5,16